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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Feb 24. 2018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는데 어쩌죠? 외 1건

설득을 한다고 그 결정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흔히 이별통보를 받으면 우리는 어떻게든 그 말을 되돌리려고 한다. 하지만 그전에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상대는 결정을 한 것이고, 설득을 한다고 그 결정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대가 헤어지자고 말을 한다면 일단은 상대의 뜻을 받아들이고 한걸음 물러나 문제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는데 어쩌죠?

얼마 전에 재회를 했다가 다시 또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어요. 재회를 하고 한 달쯤 되었을 때 남자 친구가 회사일로 많이 힘들어했어요. 매일 우울하다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살았고요... 저를 만나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저는 요새 많이 힘든가 보다 했죠. 그랬는데 오빠가 대뜸 시간을 갖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당황스럽지만 일단은 알았다고 했고 일주일쯤 후에 남자 친구가 헤어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J양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아무래도 남자 친구는 복잡한 상황인 것 같다. 일단 기본적으로 업무적으로 지치다 보니 만사가 힘들어지다 보니 J양과의 연애조차도 부담스러워진 거다. 항상 말하지만 남자에게 연애는 즐겁긴 하나 업무의 일종이다. 남자에게 연애는 "여자 친구를 만나서 힐링해야지!"라는 느낌보다는 "여자 친구를 힐링해줘야지!"에 가깝다 보니 상황이 좋을 때에는 자신 때문에 힐링하는 여자 친구를 보며 뿌듯해하지만 상황이 힘들고 지치게 되면 여자 친구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불편하고 또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지는 거다. 여기에 적당한 권태까지 첨가가 되고 나니 J양의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더 이상 연애를 이끌어가기 힘든 거다. 


첫 이별은 J양의 이런저런 잘못이 있었다면 이번 이별은 어디까지나 남자 친구 스스로가 이겨내야 할 문제들이다. J양 입장에서는 "잘 안 맞는 것도 서로 노력하면 다 이겨낼 수 있을 거야!"정도의 말을 하며 남자 친구를 설득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이럴 땐 "바보! 일단은 알았어!" 정도로 남자 친구의 의견을 받아주는 게 좋다.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내가 알았다고 하면 다 끝나는 거 아냐!?"라며 걱정을 하고 흥분을 하지만, J양이 남자 친구의 말에 알았다고 한다고 다시는 남자 친구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 남자 친구가 헤어지고 싶다는 다 꾸역꾸역 감정으로 매달려 잡아봐야 그건 어디까지나 남자 친구의 동정이고 이 동정은 곧 소진되고 또다시 이별이 오기 마련이다. 


일단은 놓아주자. J양이 이별을 받아들여주는 것만으로도 남자 친구는 큰 짐을 덜게 되고 이때 J양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대화를 해줄 테니 말이다. 일단 상대가 원하는 만큼 뒤로 물러나 주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모든 문제의 해답은 거기에 있을 테니 말이다.  


남자 친구와 저는 서로 고집이 있고 져주질 않아요.

남자 친구와 저는 서로 고집이 있고 져주는 성격이 아니라 다툼이 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오빠와 데이트 약속을 했는데 남자 친구가 갑자기 집에 문제가 있어서 못 볼 것 같다는 거예요. 저는 거기에 삐져서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남자 친구는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데 왜 그러냐고 하고... 서로 고집이 있고 져주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별것 아닌 일로도 크게 몇 번 싸우게 되고 남자 친구가 많이 지쳤나 보더라고요. 결국 오빠는 이렇게 서로 맞질 않는데 어떻게 하냐며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 K양


K양의 사연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뜨끔 할 텐데. 혹시나 K양처럼 "남자 친구와 내가 둘 다 성격이 불같아서 싸운다"라고 생각하는 커플이 있다면 스스로에 거 이렇게 물어보는 게 좋다. "누가 먼저 감정적인 태도를 보였더라?" 


K양만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남자 친구가 이왕이면 좀 더 신경을 써주고 또 K양이 서운해할 때 잘 다독여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자면 사소한 일이 싸움이 된 건 남자 친구와 K양이 성격이 불같아서가 아니라 K양이 남자 친구의 사소한 행동에 짜증을 내서는 아닐까? 


이렇게 말하면 "남자 친구가 먼저 ~했단 말이에요!"라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 저냐 식의 논리에 빠지게 되는데 이럴 땐 깔끔하게 이렇게 생각해보자. "의도의 유무를 따져보자" 쉽게 말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를 따져보자는 거다. 


K양의 경우라면 남자 친구가 어떤 의도로 집안일 때문에 못 본다고 했을까? 답은 "아무 의도가 없다"일 거다. 그냥 말 그대로 집에 무슨 일이 생겨서 별생각 없이 아무 일 때문에 못 본다고 한 거다. 그렇다면 K양이 삐진 행동은 어떤가? K양이 삐진 거에는 의도가 있다. 남자 친구에 대한 서운함과 자신을 서운하게 만든 남자 친구에 대한 탓을 하고 있는 거다. 


쉽게 말해 싸움의 원인은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냐 보다는 누가 먼저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느냐로 따지는 것이 맞다. 


지금 K양의 탓을 하는 게 아니다. 다만 트러블의 상황에서 K양이 "그래, 남자 친구가 서운하게 했지만 부정적인 태도를 먼저 보이면 사소한 일이 큰 싸움이 될 수 있으니 부정적인 태도가 아닌 대화를 해야지!"라고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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