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조금 더 득이 되는 선택이 무엇일까
어떤 선택의 상황에 놓였을 때 해야 하는 건 A와 B 외에도 혹시 좀 더 나은 C가 있지는 않을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현실을 냉철히 파악하고 그 현실에서 내게 조금 더 득이 되는 선택이 무엇일까 고민하 것이며 이 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에 대한 결과에 대해 묵묵히 책임을 지고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이다.
어머니가 결혼에 반대하시는데 어쩌죠?
사실 제 나이에 결혼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만 너무 고민이 되어 연락을 드립니다. 저는 현재 인턴과정 중에 있는 의사입니다. 곧 레지던트가 되면 시기를 놓칠까 봐 교제하고 있던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려고 했으나 어머니의 반대가 너무 심하네요. 평탄하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저와 동생을 훌륭히 키워주신 어머니시고 제게는 너무나 감사한 분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좀 더 집안이 넉넉하고 저희 집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길 원하십니다. 여자 친구 부모님께서는 저의 평탄하지 않은 가정환경에 대해 오히려 대견하게 봐주시는데... 여자 친구는 제가 힘들 때마다 옆에서 힘이 되어주었고 어머니만큼 여자 친구도 제 인생에 있어 너무 소중한 사람입니다. 저는 어떡해야 할까요...?
- 어머니와 여자 친구 사이에서 힘든 Y군
현실적으로만 보자면 Y군의 결혼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사랑보다는 효도가 중요해서가 아니다. 이대로 결혼을 강행할 경우 어머니는 끝까지 반대를 하실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결혼을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을 떠나 Y군의 여자 친구와 어머니의 불화로 이어질 것이며 얼마 지나지 않아 Y군과 여자 친구와의 불화로 이어질 것이 뻔하지 않은가?
지금에야 Y군과 여자 친구는 서로 "우리가 열심히 해서 어머니의 마음을 풀어드리자!"라고 하겠지만 당신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들이 자신의 말을 거역했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풀어드리는 건 사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어머니께서 바라시는 신붓감을 찾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 만약 Y군이 여자 친구와의 결혼을 원한다면 "어머니와 여자 친구 모두 너무 소중한 사람이에요..." 정도의 말랑말랑한 감상적인 태도여서는 안된다는 거다.
어쩔 수 없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였을 때에는 어쭙잖은 애매한 태도로는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들 뿐이다. 여자 친구와 결혼을 원한다면 진행하자. 다만 여자 친구가 어머니께 잘한다면... 이라던가 어머니께서 조금만 이해해주신다면... 따위의 나약한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Y군이 감당하겠다는 확실을 갖고 진행하자.
또한 Y군이 결혼을 강행한다고 불효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께서 아무리 Y군을 키우며 고생을 하셨다고 해도 Y군의 인생은 Y군의 것이지 어머니의 것은 아니지 않은가? Y군은 Y군의 인생을 살며 얼마든지 효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Y군이 결혼을 진행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어머니에 대한 효도보다 평생 남의 집 귀한 딸로 살아온 Y군의 여자 친구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Y군에겐 아무래도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 마윈의 이야기가 좀 필요한 듯싶다.
어머니가 중요합니까? 아내가 중요합니까?
나는 어머니가 낳았기 때문에 어머니가 나한테 잘 해주는 것은 응당한 일이지만 아내는 장모님이 낳으셨기 때문에 아내가 나한테 잘 해주는 건 응당한 일이 아니다.
어머니가 나를 낳았을 때 고통은 아버지가 만들어낸 것이므로 아버지는 응당 어머니에게 잘해야 하지만. 아내가 아이를 낳을 때 고통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므로 나는 응당 아내에게 잘해야 한다.
내가 어떻게 하든 어머니는 영원히 나의 어머니지만, 내가 잘못하면 아내는 남의 아내가 될 수 있다. 어머니는 나의 1/3 인생을 책임지지만 아내는 나의 2/3 인생을 책임진다.
아내는 나의 후반생을 보살피니까 어머니는 아내에게 감사해야 하고, 어머니의 후반생도 아내가 보살피니까 나는 응당 아내에게 감사드려야 한다.
아내가 종이장 한 장 믿고 시집와서 못해본 고생하는 건 나 때문이다. 장모님은 아내를 고생 한 번 안 시키고 나한테 시집보냈다.
Y군이 이 글을 읽고 "그래도 어머니에게 잘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결혼은 포기하자.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여자 친구에게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결혼을 진행하되 모든 책임은 Y군 스스로가 지는 거다. 그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서 의사도 되었는데... Y군이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면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남자 친구가 약속시간에 항상 늦어요.
남자 친구가 자꾸만 약속시간에 10~20분 정도 늦어요. 제가 1시간 전에 약속시간과 장소를 보내고 늦고, 우리 ~에서 ~시까지 약속인 거 알지?라고 이야길 해도 항상 10~20분 늦어요.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고요...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약속시간 때문에 많이 싸우네요... 차라리 1시간씩 늦으면 모를까, 대 놓고 10~15분 이런 식으로 늦으니까 왜 늦었냐고 말하기도 지쳐요... 남자 친구랑 헤어지기는 싫은데, 어떻게 하면 남자 친구 기분을 배려하면서 약속시간을 잘 지키게 할 수 있을까요? 남자 친구가 저를 우습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저와의 약속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 남자 친구의 지각에 스트레스받는 C양
와... 진짜! 나랑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나의 경우에는 여자 친구가 아니라 고등학교 동창 녀석들이 그러한데, 7시에 만나기로 해놓고 8~9시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도 받고 대판 싸우기도 했지만 요즘엔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언제든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면 카페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책을 들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늦게 도착한 녀석이 1차를 쏘기로 했는데 요즘엔 오히려 친구들이 너무 빨리 와서 서운하다.
친구 녀석들이 좀 천천히 와주면 평소 읽지 못했던 책을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좀 더 여유롭게 읽을 수 있을 텐데... 1차를 쏘기로 하니 너무 일찍 와서 십여분밖에 책을 읽지 못해 아쉽기까지 하다.
C양도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밖에서 10여분씩 남자 친구를 기다리기보다 카페에서 책 혹은 웹툰이라도 읽으며 좀 느긋하게 기다려 보는 거다. 그리고 늦은 남자 친구에게 "10분 이상 늦으면 지각한 사람이 한우 등심 사주기!"와 같은 소소한 페널티를 걸어보는 거다. 괜히 C양의 속을 끓이지 않아도 되니 좋고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도끼눈 뜨고 있는 여자 친구가 아닌 맛있는 한우 등심 먹을 생각에 하트눈을 뜨고 있는 여자 친구를 볼 수 있어 좋지 않을까?
상대방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행동을 어떻게 바꿀까?" 보다는 "상대방의 행동을 받아들이며 내가 불편하지 않을 방법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자. 이건 희생이라던가, 져주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 관계하며 서로를 존중해주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