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대화라도 나눌 수 있을까?
상대와 편안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가정 먼저 상대와 감정의 레벨을 맞춰야 한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면 나도 상대에게 호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하고, 또 상대가 나에게 큰 관심을 느끼지 못한다면 나 또한 상대에게 적당한 관심을 보이며 이야기를 해야 한다. 생각해봐라. 당신은 별 마음 없는데 정열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당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누군가를... 당신은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까? 아니, 편하게 대화라도 나눌 수 있을까?
전 남자 친구와 데이트 메이트로 지내다가 재회하고 싶어요.
얼마 전 이별하고 바로님의 책을 읽고 많이 깨달은 20대 초반의 여대생입니다. 남자 친구와는 1년 정도 연애를 하다가 남자 친구가 마음이 식었다고 이야기를 하며 헤어졌어요. 제가 연애를 많이 해본건 아니지만 이만큼 사랑할 수 있는 남자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님의 글을 보며 재회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저는 남자 친구에게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데이트를 하고 있는데 요즘은 데이트 메이트 같은 느낌이 나네요. 얼마 전에는 계속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남자 친구에게 관계에 대해 물었더니 자기는 연애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아직 연애를 할 만큼 성숙한 것 같지도 않고 때가 아니라며 내년까지도 이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사귀어보자고 하네요.
객관적으로는 아닌 것 같은데... 데이트할 때 잘해주는 모습에 자꾸만 희망고문을 당하는 기분이네요... 그리고 남자 친구의 행동을 보면 정말 지금 여자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 그 사람의 신념이 굉장히 굳세서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요...
- 스스로 희망고문을 하고 있는 S양
표면적으로 S양은 내 말을 잘 따라오는 듯 하지만 사실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인 거다. 그래, 내가 분명 재회를 원한다면 일단은 편한 사이가 되도록 만들라고 한 것은 맞다. 하지만 편한 사이인 것처럼 연기를 하라는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고 편한 마음을 갖고 상대에게 가볍고 밝은 모습으로 다가가 보라는 거다.
당장 겉으로 보이는 행동은 편한 척 연기를 하는 사람과 진짜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 모두 같을지 몰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연기는 금세 들통날 수밖에 없다. 지금 S양만 하더라도 남자 친구와 편한 관계가 되고 분위기가 조금만 좋아지자 혼자서 "뭐지!? 이거 다시 사귀는 건가!?"라며 혼자 들뜨고 뜬금없이 관계에 집착하려고 하지 않는가?
편한 사이인척 연기를 하지 말고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인정하고 편하게 마음을 먹자. S양의 경우라면 아픈 얘기겠지만 S양과의 연애에서 권태기를 느끼고 매력을 그다지 못 느끼는 상황이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해보자. 남자 친구에게 S양은 "같이 대화하기엔 좋지만 사귀기엔 뭔가 애매한 선배"같은 존재다. 문제는 그런 선배가 두어 달에 한 번씩 "S양아 우리 사귈래?"한다는 거다. S양의 기분은 어떨까?
물론 어떻게 그냥 아는 선배와 전 여자 친구를 비교하겠느냐만은 사실 그리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S양이 남자 친구와 자연스러운 재회를 위해 데이트 메이트를 하는 건 매우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적당히 괜찮은 척 가벼운 척하다가 뭔가 아주 살짝 입질이 온다고 대뜸 챔질을 하면 물고기는 달아가기 마련이다.
쓰리겠지만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인 다음, 실제로 마음일 비우고 남자 친구와 좀 더 가까워지는 데에 집중을 하자. 그리고 입질은 S양이 "어? 물은 건가?" 정도의 애매함이 아닌 "헐? 이게 뭐야!?"라는 입질이 왔을 때 빠르고 신속하게 챔질을 해야 한다.
짧은 연애지만 제 연애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 건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직장인이 된 20대 중반의 여자입니다. 이제껏 인연이 없다가 처음으로 연애를 하고 50여 일의 짧은 연애 끝에 이별을 하게 되었네요. 저희는 정말 싸울 일 없이 잘 맞았어요. 취미도 비슷하고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해주려고 많이 노력했죠.
문제는 스킨십인데... 저는 혼전순결을 원했지만 남자 친구는 원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옥신각신 이야기 끝에 남자 친구와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그걸 엄마가 알게 되었고 엄마가 정말 많이 화를 내셨어요. 남자 친구는 어머니가 반대하는 연애는 할 수 없다며 헤어지자고 했고 결국 헤어지게 되었네요. 남자 친구는 성격이 워낙 칼 같아서 아닐 때는 확실하게 돌아서는 성격이거든요. 엄마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실 정작 중요한 순간에 남자 친구를 배려하지 못한 저의 성격 때문에 지쳐서 헤어지자고 한건 아닌가 싶어요.
- 엄마 때문에 차인 J양
이거... 너무 귀여워서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J양의 연애에 무슨 문제점이 있냐라.... 뭐 문제점이라고 할게 뭐가 있겠는가? 연애가 처음이다 보니 어설픈 것뿐이다.
짧은 사연의 요약에서는 느낄 수 없지만 사연의 원본에서 J양은 뭐랄까... 사차원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고 J양의 남자 친구는 미성숙이 느껴진달까...? "엄마가 반대하는 연애는 할 수 없어, 그리고 그 얘기를 미리 내게 하지 않은 건 정말 실망이야, 마지막으로 내 잘못도 있지만 니 잘못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해."라니... 끼약!!!! 손발과 시공간이 오 그라들 정도로 풋풋? 쫀쫀? 하다.
더욱이 이런 얘기를 듣고 "역시... 성격이 칼 같구나... 그래 내 잘못이야... 중요한 순간에 배려를 하지 못했어..."라고 생각을 하다니... 이런 말은 미안하지만... 마치 태권도 유치부 대련을 보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비꼬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풋풋하고 순수해 보인다는 말이다.)
다음 연애를 위해 J양이 좀 더 생각해볼 점이라면 연애를 하며 내 주장만 늘어놓아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연애에 대한 어느 정도의 명확한 주관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가끔 J양의 경우처럼 부모님께서 지나치게 자녀의 연애에 간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에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고민해보는 것은 좋지만 연애는 어디까지나 J양 본인의 것이라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아직은 J양이 잘못이라고 할 만한 실수들은 없다. 물론 완벽하다는 건 아니다. 아직 처음이다 보니 모든 게 어설프고 서툴다는 거다. 좀 더 이성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과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히 나아질 부분들이니 너무 걱정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