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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Nov 01. 2015

왜 아무리 노력해도 남자친구는 변하지 않을까?

유지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세상이 1 더하기 1은 2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재수를 결정했다. (무슨 자랑이라고 이런 얘길 쓰는 건지... 나도 참...) 분명 합격 안정권이었고, 무엇보다 내가 가고 싶었던 대학(정확히는 과)에 앞에 2명을 남겨두고 떨어졌다는 사실이 너무도 분해서 단 1의 고민도 없이 재수를 결정했다. 그리고 1년 후 난 세상이 1 더하기 1은 2가 아님을 알았다. 


나는 재수를 하면 현역 때의 점수에서 고작 2~5점만 더 올리면 내가 원하는 대학 그리고 과에 입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세상은 1 더하기 1은 2니까!) 꼴랑 2~5점을 올리는데 무슨 노력이 필요하리? 학원은 대충대충, 자습 대신 영화보기, 주말엔 가족모임이라 둘러대고 대학 간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결과는 오히려 점수가 떨어지는 기현상?을 체험하고 내가 원치 않는 대학과 학과를 가는 대신 세상은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것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데에도 노력이 들어가고, 현재의 상황에서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거였다." 


묘비에는 유명한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구절이 새겨져 있다.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다.
-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中 내가 죽었을 때는, 무라카미 하루키


연애상담을 하다 보면 재수 시절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남자친구와의 트러블에 대해서 내가 이래저래 노력을 하라고 하면 방금까지 간절한 표정으로 상담을 요청했던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변화가 없어요!"라며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다며 허무해한다. (그럼 어쩌라는 거야... 그냥 남자친구 욕 해달라는 건가?) 


만약 당신이 남자친구와의 트러블에 대해 이런 저런 노력을 했음에도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느껴질 땐 이렇게 생각을 해라. "아... 그래도 노력을 했더니 유지는 하는구나..."라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노력을 했는데도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면 그건 노력이 소용없는 게 아니라 당신이 잘못된 방법으로 노력을 하고 있거나 재수 때의 나처럼 터무니없이 적은 노력만 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당신의 노력을 무시하고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 것 같겠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공부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하루 종일 당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가? (나도 그렇게 못 사는데!) 누가 당신에게 "넌 참 편하게 살아서 좋겠다~"하면 "ㅎㅎㅎ 하긴 내가 좀;;;" 하고 말을 하는가? 아마도 당신은 입에 거품을 물며 말할 거다. "뭔 소리야! 얼마나 빡쎈데! 정말 요즘 죽겠어!"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눈에 띄게 쑥쑥 올라가던가? 토익공부 한 달 빡세게 해서 750 찍고, 한 달 더 빡세게 하면 만점 맞나? 당신은 틈 만나면 야근을 하며 열심히 노력했는데 매년 연봉이 50%씩 올라가던가? 한 달 운동으로 5kg 뺐으면 6달 후면 30kg 빼겠네? 


노력을 했으나 아무 변화가 없다는 말은 노력을 해봐야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당신이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 정도라도 유지를 하고 있는 거다.  


노력이라는 건, 평평한 땅위에 무엇인가를 쌓는 게 아닌 거다. '위대한 게츠비'의 구절처럼 조류를 거슬러야 하는 배 같은 것이다. 노력한 만큼 덜 밀려나가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끊임없이 그리고 더욱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뭔가 "그러니까 더 나아지고 싶다면 죽을 만큼 너만 노력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내 말의 포인트는 이거다. "당신이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위해 쏟은 노력이 허무하게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의 노력 덕분에 더 상황이 악화되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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