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많이 내는지가 그렇게 중요한 걸까?
우리는 가끔 뭣이 중한 지도 모를 때가 있다. 더치페이도 그렇다. 더치페이를 꼭 해야 하나? 혹은 더치페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전에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더치페이가 중요한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가? 정말 누가 더 많이 내는지가 그렇게 중요한 걸까?
남자 친구와 더치페이를 하면 이상한가요?
저는 여자인데요, 데이트 비용을 1대 1로 내는 편입니다. 그도 저도 직장인이라 서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내고 있는데요. 저는 이런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제 주변 친구 때문에 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는 남자 친구가 거의 모든 돈을 다 내는 친구가 있는데 항상 자랑하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 뭔가 저는 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사실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갈등이 있어요. "내가 뭐가 부족해서 돈을 내야 하나!?"와 "난 독립적이고 당당한 사람이니까 부담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아프네요... 저도 요즘은 우쭈쭈 대우받으면서 대접받고 살고 싶다 욕심이 생기네요...
- 오하린 님
남들은 오하린 님의 사연에 부정적 일지 몰라도 저는 개인적으로 오하린 님의 사연이 충분히 공감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봐요. 요즘 더치페이 혹은 여자 친구가 더 많이 부담을 하는 경우도 많이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아직까진 남자 친구가 조금 더 부담하는 경우가 많고 또 남자 친구 쪽에서 거의 다 부담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또한 남자 친구가 좀 더 부담하고 나를 위해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건 자연스러운 욕심이라고 봐요. 다만 너무 데이트 비용의 문제에만 치중을 하다가 정말 중요한 걸 놓치지는 않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데이트를 왜 하나요? 설마 데이트를 공짜로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보기 위해 하지는 않으시겠죠? 데이트는 남자 친구와 사랑을 키워가고 혼자였으면 무미건조했을 시간을 좀 더 풍요롭게 보내기 위한 거잖아요?
그렇다면 포커스를 데이트 비용이 아니라 데이트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둬야 하지 않을까요? 데이트 비용을 딱 반반 내야 한다 혹은 남자 친구가 더 많이 내야 한다가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요? 형편이 되는 사람이 더 내면 되는 거죠~
데이트 비용을 누가 더 내야 하냐를 고민해버리는 사실 답이 나오지 않아요. 하린 님께서 “나는 뭐가 부족해서 낼 돈 다 내고 이러나”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남자 친구는 뭐가 부족해서 다 내야 하나요. 그렇다고 그러면 우리 공평하게 너 만원 나 만원 하는 것도 웃겨요.
이렇게 데이트를 금전적으로 생각을 하면 사실 데이트를 안 하는 편이 가장 현명하지는 않을까요? 옛날에 한 방송에서 실험을 한 적이 있었어요. 한 커플에게는 예산을 정해주고 또 다른 한 커플에게는 예산을 정해주지 않고 마트에서 장을 보게 했어요. 처음에는 예산을 정해주지 않은 커플 쪽이 더 행복해 보였죠 서로 사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따로 장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에 반해 예산이 정해져 있던 커플은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는가 싶었지만 서로 의견을 조율하며 끝까지 함께 장을 보았어요. 그렇게 데이트가 끝나고 양쪽 커플의 친밀도를 체크해봤는데 예산이 없는 커플보다는 오히려 예산이 정해진 쪽이 친밀도가 더 높았어요. 물론 모든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는 친구의 남자 친구가 부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데이트를 하는 이유를 따져본다면 그건 꼭 부러워할 일은 아니라고 봐요.
남동생의 연애가 걱정이 돼요.
남동생 하나 있는 게 골치입니다. 당최 연애란 걸 못해요... 딱히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니고 무지 평범하긴 한데요... 일단 남자로서의 매력이 부족합니다. 슬픈 건 말을 조리 있게 하거나 재미있게 하질 못해서 대화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건데요... 제 동생의 매력 지수를 팍팍 높일 수 있는 방법 좀 부탁드려요.
- 미션 임파서블님
미션 임파서블님께서 정말 동생이 걱정되고 동생이 연애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동생을 믿어주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동생을 볼 때마다 마치 사이다 없이 고구마를 한 박스씩 먹은 것 같은 표정으로 동생에게 잔소리를 한다면 동생은 더더욱 자신만의 세상으로 숨어버릴 거예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타인의 관심을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도 생기고 연인도 생기는 거죠. 문제는 타인의 관심을 원하면서도 모순적이지만 타인에게 상처를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건데요.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관심과 상처를 받다 보면 상처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지만 특별한 계기가 있었거나 혹은 애초에 타인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경우에는 미션 임파서블님의 동생처럼 게임과 같은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들곤 합니다.
말을 조리 있거나 재미있게 못하는 건 동생이 말솜씨가 없어서라기 보다 다른 사람들과 많은 소통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동생이 정말 걱정된다면 “솔직히 나라도 안 갖고 싶겠다!”라고 할게 아니라 “이 녀석에게 많은 사람들과 접할 기회를 줘야겠다!”라고 생각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제 주변에도 미션 임파서블님의 동생분과 같이 연애보다는 게임 혹은 일에만 몰두하는 녀석들이 있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미션 임파서블님처럼 “야! 그러면 어떤 여자가 좋아하겠냐!? 그럴 때는 말이야!”라며 연애의 팁을 전수해주곤 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더라고요.
진짜 문제는 이성이 너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제가 아는 여자 지인들과 만날 때 그 녀석들을 불러요. 그리고 그냥 편하게 술 한잔을 하며 잡담을 나누죠. 그렇다고 큰 변화가 있을까요? 물론 없어요. 다만 이성을 대하는 데에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되고 혹시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죠.
그중에 한 녀석이 최근에 연애를 시작했는데 자기가 기가 막힌 연애의 기술로 그녀를 유혹했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참 귀엽더라고요... 결국 제가 자리를 마련했고 제가 이야기를 도와줬었던 건 기억도 못하고... 하... 그래도 뭐 어때요.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덕분에 솔로탈출을 했으니 저는 만족해요. 친구들과 한잔 할 때 가끔 동생을 불러보세요. 아니면 동생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밤마다 파티를 한다던데... 뭐... 제가 가봤다는 건 아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