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Jun 13. 2018

여동생의 눈치를 보는 남자 친구 대체 뭐죠?

상대는 상대 나름의 논리에 맞게 행동하고 있다는 거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의 행동에 우리는 자꾸만 비난을 하거나 고치라는 식으로만 이야길 한다. 문제는 상대는 상대 나름의 논리에 맞게 행동하고 있다는 거다. 우리가 아무리 이상하다고 말해도 상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결국 사소한 일도 큰일이 되고 만다. 어떤 것이든 좋다. 맞지 않는 것은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로 풀어보는 건 어떨까?



여동생의 눈치를 보는 남자 친구 대체 뭐죠?  

남자 친구와 여동생, 그 풀기 힘든 관계에 대해 문의드립니다. 엄마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 남자를 ‘마마보이’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말하면,, 제 남자 친구는 바로 ‘시스터 보이’입니다. 여동생이랑 같이 있으면, 저랑 영상통화하는 게 껄끄럽다는 건데요, 아니, 여동생이 저랑 남자 친구가 사귀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요, 저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을 텐데,, 남자 친구는 왜 나서서 막는 걸까요. 전부터 이런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요, ‘내가 창피한가?’ 싶어서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것만이 아닙니다. 다 좋다 이겁니다. 하지만 무슨 어려운 자리라고 통화도, 메시지조차도 못 보낸다는 걸까요? 동생이 그렇게 무서운 걸까요? 너무 남자 편 들어주지 마시고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바로님의 현명한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 홍성희 님


모든 트러블의 시작은 바로 “왜 그렇지?”라는 걸 명심하셨으면 좋겠어요. 내 기준에서 상대방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을 때 우리는 상대방을 이상한 사람 혹은 고쳐야 할 행동을 가진 사람으로 전제하고 상대방에게 해명과 그것을 고치기를 강요하게 되죠. 


문제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남들이 볼 때 이상하든 말든 자신에겐 자연스러운 것이고 편한 것인데 그것에 대해서 해명을 하라고 하거나 고치라고 하면 해명도 어렵겠지만 반발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물론 성희 씨 남자 친구의 행동은 충분히 성희 씨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고, 불쾌할 수 도 있어요. 


하지만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일부러 성희 씨를 불쾌하게 만들 목적도 없으며 그저 자신이 가진 하나의 특이한 성향일 뿐인 거예요. 사실 성희 씨의 남자 친구의 행동을 쉽게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여동생을 친구 혹은 가족으로 바꿔 생각한다면 제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지인들 앞에서 애교 섞인 말투를 한다던가 뭔가 여자 친구와 꽁냥꽁냥 거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게 뭐랄까요... 남자답지 못한 모습 같다고 할까요? 친구나 가족 앞에서 통화하는 게 불편한 건 사실이에요. 제가 트러블 관련 사연을 받을 때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트러블이 생겼을 때 나는 착한 사람 상대는 나쁜 사람으로 전제를 깔아 두고 따지듯이 이야길 하기보다 어떤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는 팀원의 느낌으로 대화를 해보세요. 


예를 들어 “여동생이 그렇게 무서워? 왜 전화를 못하는 건데?”라고 따지기보다는 “왜 남자들은 다른 사람 앞에서 전화를 받는 게 어려울까? 마초적이지 못해서 그럴까?”라던가 “사실 연락 그게 뭐라고 왜 난 서운하고 짜증이 날까?” 등등 함께 토론하듯 대화를 해본다면 분명 좋은 결론이 날것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여자 친구 어쩌죠?  

여자 친구가 중간 곰신이었는데요, 육 개월 잘 만나다가 며칠 전에...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하네요. 그렇게 헤어졌어요. 도대체 뭘까요... 다른 사람이 생긴 것도 아니고 제가 잘못한 일도 없는데... 그저 군인 남자 친구이기에, 자기가 연락하고 싶을 때 못하고, 기대고 싶을 때 그럴 수 없다는 게... 헤어짐의 이유라고 하네요. 그래서 마음이 떠버렸고, 이제는 제가 곁에 있을 때도 설레지 않다고 합니다. 전역하고... 그때 다시 얘기하자는데 이대로 그냥 마음 접고 헤어져야 하는 걸까요...?                                             - 어이쿠 님


이별통보를 받은 입장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도대체 왜!?”일 거예요. “혹시 내가 잘못한 게 있나?” 혹은 “다른 사람이 생겼나?”라고 생각하며 상대방이 왜 내게 헤어지자고 하는 것인지를 궁금해하고 또 그것을 고치거나 맞춰가면 헤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죠. 상대방 입장에서 이유가 중요할까요? 헤어짐에 정확한 이유란 있을 수 없겠지만 만약 어이쿠 님의 어떤 성격이 문제라면 어이쿠 님은 바로 바꿀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바꾼다고 하면 상대방이 “아! 이제 우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구나!?”라며 다시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건 상대방이 왜 이별을 말했는지가 아니에요. 중요한 건 상대방이 이별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는 거죠.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어이쿠 님께서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카페 사장이 “왜 아메리카노만 드세요? 라테를 드시는 건 어때요?”라고 묻는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뭔가 기분이 불쾌하기도 하고 뭣 때문에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라테를 추천할까? 재고가 남아서? 단가가 싸서? 등등의 생각이 들 거예요. 


우리는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어요. 어떤 태도나 말, 행동을 하면 그것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죠. 헤어지자고 말을 꺼냈다면 상대가 어떻게 말을 하든 그것을 끝내려고 노력을 할 거예요. 간혹 “저는 매달려서 잡았는데요?”하는 분들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 상대가 끝나지 않는 논쟁에 지쳐 허울만 다시 만나기로 하고 결국 또 다른 트러블을 만들어 이별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상대가 어떤 결정을 했다면 설령 그것이 이별이라도 일단은 그대로 받아들여주시는 것이 좋아요. 상대가 “저... 미안한데... 우리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한다면 다른 말 없이 “그래? 알았어~ 대신 나중에 이별주나 사줘~”하고 받아주세요. 쿨한 척하라는 게 아니에요. 


내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주면 상대방도 나의 의견을 존중해줄 것이라는 거죠. 어이쿠 님이 이유를 물으며 매달린다면 여자 친구는 어이쿠 님을 떼어내는 데에 질려 나중에는 연락만 와도 소스라치게 경기를 일으키겠지만 어이쿠 님이 여자 친구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인정한다면 어이쿠 님께서 건네는 안부나 제안에도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올 테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권태기를 잘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