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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n 26. 2018

왜 헤어진 남자 친구는 매달려도 안 잡힐까?

상대방이 지금 원하는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협상의 기본은 상대방이 지금 원하는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당신에게 헤어지자는 남자 친구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역시 남자 친구가 지금 이 순간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정말... 제 투정도 다 받아주던 그런 착한 남자였는데... 남자 친구의 헤어지자는 이야기에 저는 무너져 버렸네요. 지금 와 생각해보면 남자 친구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제 마음이 지나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자 친구에게 앞으로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고 참겠다고 다 이해해 보겠다며 매달렸는데 남자 친구는 싸늘하기만 하네요... 우리는 이제 정말 끝난 건가요?                                                           - 뒤늦게 후회를 하고 매달리고 있는 L양


이별 관련 상담을 할 때마다 신기한 건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연락이 줄어서 혹은 표현이 줄어들어서 남자 친구에 대한 불만이 심했는데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말을 하면 그 순간 갑자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곤 한다. 아... 정말이지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조금만 따져보면 연애 중에 남자 친구에게 과하게 닦달을 했던 것도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이별 후 갑자기 지나친? 반성 모드가 되는 거도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차후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하여간, L양 입장에서는 다급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안하무인으로 투정과 짜증을 냈었고 그것 때문에 이별통보를 받았기에 이제는 완전히 남자 친구가 바라는대로 모두 하겠다는 백기를 들었는데 남자 친구는 여전히 이별을 하자는 입장이니 말이다. 아니...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는데... 대체 뭐가 문제인가!?


  

우리는 우리 관점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설득해야 한다....(중략)... 애석하게도 타협과 논리로 상대의 결정을 통제하거나 조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크게 손해를 보게 될 뿐이다. 그러나 상대의 결정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해도 상대의 세계에 들어가서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봄으로써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중략)... 사람은 모두 두 가지 원초적 충동에 이끌린다. 바로 안도감과 통제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다.                                                                                                                                -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_크리스 보스, 탈 라즈


앞서 이야기했듯이 협상의 기본은 상대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L양의 실수는 이거다. 이별통보를 한 남자 친구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어떻게든 재회를 하고 싶어 하는 L양 스스로의 관점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 친구가 현재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지점에서 L양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별녀들은 자신의 관점에 집중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고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별통보를 한 남자 친구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이별을 하고 안정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크리스 보스가 말하는 안도감과 통제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차후 설명하도록 하자) 일단 L양의 남자 친구는 L양게 헤어지자고 말을 하기로 결심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이유가 어쨌든 이별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남자 친구는 일단 이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길 원할수밖에 없는 거다. 


이해가 어렵다면 길을 걷다가 호객꾼에게 붙잡혔을때를 생각해보자. 호객꾼은 자기의 말을 들으면 이런저런 이득이 있을 거라고 말을 하지만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할까? 오로지 "아... 어떻게 떼어내지?"라는 생각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현재의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불편과 불안을 느끼며 벗어나려고만 한다. 


이에 크리스 보스는 상대에게 '아니오'라는 대답을 이끌어 내며 통제감과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라고 조언하는데 예를 들면 물건을 팔고 싶다면 "잠깐만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묻기보다 "지금 얘기하기 곤란하신가요?"라고 물으라는 것이다. 일단 억지로 상대에게 강요를 하기보다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안도감과 통제감을 느끼게 하여 협상을 좀 더 유리하게 끌고 가라는 것이다.


이것을 L양의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지금 L양은 남자 친구에게 "내가 다 고칠 테니까 나랑 헤어지지 말자!"라며 남자 친구에게 감정을 강요하며 부담을 주기보다 "지금 내가 붙잡는 건 불편하겠지?" 라며 남자 친구가 안도감과 통제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재회를 바라는 L양 입장에서는 "그러다가 정말 헤어지면 어떡해요!"라고 불안해할 수 있겠지만 크리스 보스의 말처럼 우리는 타협과 논리로 상대의 결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상대의 결정을 통제하려고 할수록 상대는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고 결과는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는 걸 명심하자.


물론 크리스 보스의 조언을 재회에 있는 그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꼭 기억해두자. "보다 나은 협상 결과를 원한다면 상대에게 안도감과 통제감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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