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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n 27. 2018

항상 연애를 하면 상처만 받고 끝나요...

뭘 어쨌든 연애는 연애일 뿐이니

뭐든 당신에게만 어려운 건 없다. 당신이 어려우면 남들에게도 똑같이 어려운 거다. 많은 경우 어떤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자꾸만 주눅이 들기 마련인데, 사실 뭔가 잘 안 되는 건 당신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이기도 하지만 쓸데없이 주눅이 들어서 그나마 가진 실력도 제대로 발휘를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연애에 주눅 들지 말자. 뭘 어쨌든 연애는 연애일 뿐이니 말이다.



항상 연애를 하면 상처만 받고 끝나요...  

2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는 항상 연애가 어려운 편이에요. 주변엔 남자가 많았고 나를 좋다고 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항상 제가 상처받고 끝나는 연애였어요. 상대방에게 많이 의지하고 의존적이고... 이런 성향이 상대방을 질리게 했을 수도 있겠죠... 이런 연애가 반복되다 보니 점점 스스로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한날은 남자 친구랑 다퉜는데 헤어지자 할까 봐 너무나 불안하고 무서워서 하루 종일 정말 아무것도 못한 날도 있어요... 남자 탓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면 괜찮겠지 생각했지만 결과는 저의 불안과 걱정 때문에 똑같더라고요... 하... 이제 정말 맘 편하게 먹고 능동적인 생활을 하며 연애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연애가 두려운 20대 초반의 B양


파티에 와서도 B양과 비슷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는 연애만 하면 상처만 받아요..."라던가 "남자를 못 믿겠어요..."라며 연애를 막연하게 두려워하는데 나는 가만히 듣다가 묻는다. "정말 연애를 하면서 상처만 받았어요?"


물론 B양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처음에는 잘해주지만 시간이 지나며 변해가는 상대의 태도라던가, 바람의 징후들 혹은 사소한 트러블들을 겪으며 이전에 남자 친구와 행복했던 시간들이 모두 거짓이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어떻게 연애를 할 때 상처만 받을 수 있겠는가? 두근두근 설레는 썸의 기간도 있었을 것이고, 서로의 눈만 바라봐도 꿀이 떨어지는 연애 초기도 있었을 것이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안정기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이유로든 상대에게 실망스러운 일도 있었고 또 이별의 아픔도 있었겠지만 어떤 연애든 상처만 받는 연애는 없다. 


결국 B양이 "저는 연애를 하면 항상 상처만 받아요..."라고 말을 하고 느낀다는 건 B양이 연애를 하며 겪은 혹은 겪을 수많은 일들 중에 상처에만 너무 집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의 꼬맹이 시절, 한 일주일쯤인가? 밤마다 서럽게 울다 지쳐 잠이 들곤 한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그런 날 달래기 위해 노력하셨지만 그 어떤 말과 위로도 내겐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죽어야 하니 말이다. 황당하지만 그랬다. 그 어린 나이에 밤에 눈을 감으면 내가 나이가 들면 결국은 죽어버린 거란 생각에 너무 서럽고 두려웠다. 


B양도 어쩌면 그때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무엇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그 끝부터 생각하며 막연한 두려움에 떨고 불안해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사실 모든 시작이 그렇다.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최악의 상황을 그리며 두렵고 불안해한다. 


자, 지금부터 가만히 침대에 누워 아프지만 지난 연애들을 복기해보자. 두근두근 거리던 썸부터 아팠던 이별의 순간까지 어느 하나도 빼놓지 않고 말이다. 그 어떤 연애에서도 상처만 있는 경우는 없었다는 걸 스스로 느낄 때까지!


물론 당장 변할 필요는 없다. 그 어린 시절의 나도 어머니의 그 어떤 위로에도 죽음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사그라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다만 가만히 지난 연애를 복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연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어느새 녹아내려 있을 거다. 이젠 내가 밤에 나중에 죽을까 봐 서럽게 울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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