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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n 30. 2018

30대가 되니까 자꾸 썸이 흐지부지돼요.

만약 나였다면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타인과의 관계에서 막연하게 "응? 상대방이 왜 그러지?"라고 생각해서는 절대로 답이 나올 수 없다. 상대방을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존재로써 막연하게 수많은 경우의 수에 하나하나 대입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타인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막연하게 고민하기보다 "만약 나였다면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라고 생각해보자. 



  

솔로로 좀 오래 지내고 있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소개팅도 많이 하고 썸도 꽤 탔었는데요... 최근에 소개팅한 남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어 고민이에요. 첫 만남에서는 바로 애프터가 들어와요. 두 번째 만남 전까지는 연락도 적극적으로 오고요. 그런데 두 번째 만난 후로는 연락이 뜸하거나 세 번째 만나자는 얘기가 없어요. 억지로 끌어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요...                               그냥 마음에 안 들었다고 생각하기엔 두 번째 만날 때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보통 집까지 데려다주거나 손잡는 정도의 스킨십을 했던 사람도 있고요... 그런데 그 이후 진전은커녕 마음이 식는 느낌이네요... 제가 어떤 시그널을 잘 캐치하지 못하는 건지... 제가 어떻게 해서 그런 건지... 아님 안 해서 그런 건지...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네요... 연애에 대한 감이 떨어진 걸까요...? 이번에 만난 분은 맘에 드는 편인데, 이 분마저도 처음보다 연락이 뜸해져서 마음이 좀 조급하네요...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 자꾸 흐지부지되는 썸 때문에 고민인 H양


우리는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이라던가 마음을 헤아리기가 어렵다. H양만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 나의 잘못이나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줘 야한다는 식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쉽게 말해 어떤 상황이든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기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는 것이다.


H양의 상황을 보자, 첫 번째 만남에 분위기도 좋았고 바로 다음 약속도 잡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손잡는 정도의 스킨십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식는다는 게 말이 되질 않지 않은가? 물론 H양도 그쯤은 알고 있기에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라며 고민을 하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해서는 절대 해답을 얻을 수 없다.


막연하게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라고 생각을 하면 "내 외모가 마음에 안 들었나?", "그때 내가 웃어 줬어야 했나?", "다른 여자가 생긴 건가?"등의 수많은 변수들을 대입해 볼뿐 의미 있는 해답에 도달하기 어렵다. 


이럴 땐 막연하게 "왜 이렇게 된 거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H양 스스로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자. 가만히 생각해보자. H양은 요즘의 썸남처럼 행동했었던 적이 없었나? 있었다면 그때 H양의 마음은 어땠었나? 아마도 그게 상대방의 마음일 것이다. 


갑자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다가 머리가 아플 H양을 대신해서 좀 정리를 해주자면 이렇다. 첫 만남에서 애프터가 들어왔다는 건 호감이라기보다는 최악은 아니다쯤이었을거다. 두 번째에서 스킨십이라던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건 "나쁘지 않네?" 정도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나쁘지 않네"에서 "오? 정말 괜찮다!"로 넘어가지 못한 경우 관계는 정체되거나 급격히 식어가게 된다.


무엇보다 문제는 "나쁘지 않네"에서 "오? 정말 괜찮다!"로 넘어가는 건 어떤 스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첫인상의 문제라는 거다. 그렇다고 포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 "나쁘지 않네" 라는건 좋거나 싫다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니 말이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며 누구나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의 결과를 얻고 싶어 한다. H양이 이왕이면 가만히 있어도 상대방이 나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두 번째 만남 이후 뭔가 식어가는 느낌이라면 이건 상대방이 날 좋아하지 않는 증거라기보다는 H양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시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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