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본능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감을 받고 싶고 또 내 편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본능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달리 생각해보면 우리는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살고 있는데 상대가 무조건 내편을 들어주길 바란다는 건 어쩌면 상대에게는 무리한 부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내편을 들어주면 좋겠지만 내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상대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불만을 갖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제 편 안 들어주는 남자 친구, 왜 그럴까요? 제가 친구 흉을 보면,, ‘네가 너무 봐줘서 그런 거야’라고... 또 제 탓을 하구요, 같이 모임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아까 OO이가 나한테 들으라고 한 말 맞지? 나 기분 나빠도 되지?’ 이러면요, ‘그런 뜻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럽니다. 제가요, 무조건 제 말에 맞다고 해달라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뭔가를 얘기할 때 맞장구 쳐주는 맛이 있어야 저도 힘이 날 텐데, 늘 말 끝에는 저를 나무라는 듯한,, 남자 친구의 말투, 참 힘이 빠지네요~ 자기만 개념 있어 보이고 싶은 건가요?
- 장인혜 님
이런 사연들의 경우, 많은 사람들은 마치 센스 없는 남자를 훈계하듯이 “이 바보야! 여자는 문제 해결이 아닌 공감을 원하는 거야!”라고 말을 하곤 하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그렇게 공감을 바라면 여자들끼리 얘기해”라고 말을 해요.
아니 그렇잖아요. 여자들도 남자들이 공감에 약하고 자꾸 중립적이면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는 걸 다 알면서 그런 남자에게 공감을 바라며 이야기를 하는 건 좀 난센스 아닐까요?
물론 무조건 남자에게 공감을 바라지 말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남자란 동물들이 동감보다는 어설픈 훈장질 하길 좋아한다는 걸 염두해주고 공감을 원한다면 이야길 꺼내놓기 전에 미리 “나 지금부터 오늘 짜증 났던 얘기할 건데~ 듣고 그냥 아... 정말!? 와! 그 여자 나쁜 사람이다! 하고 말해줘! 알았지!?”라고 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실 남자 입장에서도 여자와 대화할 때 불편한 게 많아요. 스트레스받는 어떤 얘길 하면 남자가 보기엔 여자 친구는 그 얘기에 집중하며 함께 고민해주기보다는 그 내용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분위기 맞춰주기에 급급해 보인다고나 할까요?
얼마 전에 파티 관련해서 좀 복잡한 문제가 있었는데 친구들과 얘길 할 땐 친구들이 제 실수를 지적하기도 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들에 대해 함께 얘길 하면서 생각을 좀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근데 여자 친구와 함께 이야기할 때는 뭐랄까요... 공감해주는 건 좋았지만 너무 기분을 풀어주려고만 하는 것 같아서 조금 불편했어요.
물론 싫다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막연하게 “다 잘될 거야.”, “난 오빠 믿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네”라고 말을 하니... 날 위해 위로해주는 건 알겠는데 공감은 안되고... 그래서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해요. “나 이번에 좀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는데 내가 말을 하면 위로는 해주기보다는 그냥 꼭 안아주라”라고 말이죠.
이렇게 서로가 원하는 게 다를 땐 내 맘을 몰라주는 상대에게 서운해하기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이렇게 직접적인 부탁을 하게 되면 비슷한 상황이 또 생겼을 때 상대가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봐 줄 수도 있을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