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Jul 06. 2018

남자의 행동이 호감인지 친절인지 모르겠어요.

타인에 대한 감정이라는 것은 흑백이 아닌 포토샵의 색상 팔레트다



우리는 누구나 애매한 것을 싫어고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좋아하지 않는 것인지 딱 나누길 원한다. 하지만 어디 현실이 그렇던가? 당장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보며 좋아하는 친구와 좋아하지 않는 친구를 나누라고 하면 손쉽게 나눌 수 있을까? 명쾌하게 나누다가도 중간중간 "이 친구는..."하며 머뭇거리게 된다. 


그렇다, 타인에 대한 감정이라는 것은 흑백이 아닌 포토샵의 색상 팔레트다. 상대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정확히 어떤 마음인지는 알 필요 없다. 적당히 어느 쯤인지 파악이 되었다면 나머지는 내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하면 되는 것이다.



  

한 4개월 전부터 한 시민단체에 소소한 재능기부를 하고 있어요. 그러다가 그 단체의 대표님과 친분이 생겼는데 제가 처음 일을 도와드리니 밥을 사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식사를 함께 했었는데 이런저런 개인적인 것들도 많이 물어보시고, 금세 친해지게 되었죠. 그러다 영화도 같이 보기도 하고 치맥도 함께하면서 자연스레 대표님에 대한 호감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벼 마음이 없었지만 점점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서 지금은 많이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보통 때는 별 다른 말을 하시지 않으시지만 만나서는 굉장히 말을 많이 하시고 챙겨주시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제가 많이 헷갈리는 게 이분이 오로지 저의 재능기부가 고마워서 밥을 사주시는 건지 아니면 저를 좋아하시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바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호감과 친절의 경계를 잘 모르겠다는 C양


상대의 마음이 궁금하다가면 일단은 C양 스스로의 마음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자. 만약 C양이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누군가 "혹시 대표님 좋아해요?"라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을 했을까? 그리고 지금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또 어떻게 대답을 할까?


인간의 감정은 이렇듯 애매하고 또 변하는 것이다. 처음에 별 마음 없었다가도 만남이 지속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호감으로 발전을 하기도 하고 또 반대로 호감이 사라지기도 하는 거다. 


때로 연애는 주식 같기도 한 거다. 상대의 마음을 확실히 알 때까지 기다리다간 항상 최고점을 찍었을 때 매입을 하고 최저점을 찍었을 때 매도를 하다 가진 것을 다 털어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확실한 것에 매달리지 마라.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자신의 직감을 따르며 빨리 행동을 하는 것이 맞다.


아직 우리 입장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지난 4개월 동안 무엇을 이뤘는지를 따져보자. C양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대는 지난 4개월 동안 그다지 별 마음도 없었던 한 여자를 조금씩 유혹을 하고 결국 자신을 너무 좋아해서 남에게 연애상담을 할 정도로 만들지 않았던가!?(그것이 의도를 했든 의도치 않았든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대가 C양을 이지경까지 유혹을 했는지 따져보자. 고백을 했던가? 일단 그것은 아니고... C양의 환심을 사기 위해 명품백을 선물했던가? 물론 그것도 아니다. 단지 시간이 될 때마다 C양에게 밥을 먹자고 했을 뿐... 아닌가? 이런 행동들을 보며 C양은 어떤 생각을 헸나? "이 자식! 날 꼬시려고 수작 부리는구나!" 하고 불쾌했나? "천하의 C양이 재능기부를 했는데 이 정도는 당연하지!"라고 생각을 했나? 


이제 "대표님이 날 좋아하는 걸까?" 따위의 생각은 이제 그만하자. 상대의 마음이 궁금하다는 건 이미 내가 상대에게 어느 정도의 마음이 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C양 또한 상대의 행동에 적당히 장단을 맞춰주면 되는 거다. 대표가 밥을 사면 며칠 후에 C양이 술을 사면 될일 아닌가? 


C양이 처음엔 별 마음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수 없어진 것처럼, C양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면 상대 또한 자연스레 감정을 좀 더 확실하고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니 마냥 궁금해하고 걱정하지 말고 일단은 행동을 하자! 



작가의 이전글 왜 남자 친구는 공감을 해주지 않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