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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ug 19. 2015

소울메이트, 찾지 말고 만들어라.

완벽한 연인은 없다. 내가 만들어가는 거다.

며칠 전 지인과 함께 잠원지구서 편의점 치킨을 뜯으며 맥주를 들이켰다. 역시 남자 둘이라서 그럴까? 십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적막이 흘렀고 참다 못해 내가 먼저 입을 뗐다. "야, 너 연애 안 해? 연애 쉰지 꽤 됐잖아" (그래... 역시 할 말이 없을 때엔 연애 얘기가 최고다.) 지인은 미간에 주름을 잡더니 마땅한 사람이 없노라고 말을 했다. "응? 음... 저번에 그 K양은 어때?"라고 묻자 방금까지 멍하니 한강만 바라보던 녀석이 쇼미 더 머니에 출연했던 스눕독의 표정을 하고 진지하게 말을 했다. "나쁘진 않은데... 내 스타일은 아냐" 

"내 스타일이 아니라니... 그러니까 니가 솔로인 거야!" 물론 이 말은 혼자 속으로만 했다.


많은 솔로들은 자신이 솔로인 이유로 "내 스타일에 맞는 사람을 못 찾았기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정말일까? 무슨 변진섭도 아니고 '희망사항'의 가사마냥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 나오는 여자 내 얘기가 재미없어도 웃어주는 여자"를 찾는 것도 아닐 텐데...


많은 솔로들이 자신이 바라는 이성이 자기 눈앞에 나타나기를 바란다. 물론 당신이 바라는 이성의 기준이 아주 높지는 않을 거다. "얼굴은 보통, 스펙은 너무 낮지 않은 정도만 되어도 괜찮고 말이 좀 잘 통했으면 좋겠다"정도쯤 될 거란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무난한 이상형이지만 막상 이런 사람을 찾으라면 찾기가 너무 힘들다. 


명심하자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얼굴은 보통인데 스펙이 너무 낮고, 스펙은 괜찮은데 말이 잘 안 통하고, 말은 잘 통하는데 얼굴이 너무 아닌 사람들로 가득 하다는 걸. (아! 물론 보통 외모에 보통스펙에 말이 잘 통하는 사람도 많긴 하다. 다만 연애 중이라는 게 문제지) 


이때 당신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솔로가 되길 기다리던가(물론 상대가 당신의 연인이 되어준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연인이 있는 상대를 빼앗던가! (이것도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뭔가 이렇게 생각하니 우울해지지만 사실 선택지가 하나 더 있다. "내가 평강공주가 되어주는 것" 어떤 면이 조금 부족할 지라도 당신이 조금 노력하면 상대는 얼마든지 변할 수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내 인생의 거의 모든 운을 고등학교 배정에 쏟아부은 덕분에 성비가 여자 3 남자 1인 천국 같은 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당시 내 별명은 '박진영'이었는데 뭐... 내가 박진영의 광팬인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여자의 가능성?을 잘 봤기 때문이다. 


당시 길건 짧건 별 어려움 없이 연애를 했었는데 (물론 천국에나 있을 법한 성비 덕분) 내가 누굴 사귄다고 하면 친구들의 반응은 일단 "흠..."이었다. 당시 내가 만났던 여자친구들은 특별히 눈에 띄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각 반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여자친구들이었다. 물론 그런 평가는 나를 만나기 전의 이야기다. 


나를 만나고 나서 그녀들은 빠르게 변한다. (물론 그렇다고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마냥 인생역전급의 반전은 아니지만) 전에는 반에 그런 여자아이가 있었다는 걸 전혀 몰랐다면 나를 만나고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적어도 "어? 얘가 이렇게 괜찮았었어?" 정도쯤은 변해있다. 


물론 내가 정샘물 같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기질이 있거나 김영국 교수와 같은 최면의 대가였던 것도 아니다. 난 별로 한 게 없다. 단지 가능성이 있는 여자를 발견하고 또 그녀가 가능성을 매력으로 바꿀 수 있게 응원해줬을 뿐이었다. 


"~해!"라고 직접 말할 필요도 없다. 상대에게 충분히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으며 너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만 알려줘도 가능성이 있는 여자는 스스로 가능성을 매력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어어어!! 잠깐만! 딱 이각도! 너무 예쁘다!", "너 지금 방금 엄청 섹시했던 거 알아?", "아!!!! 진짜 그런 멘트는 남자의 심장을 멎게 한다니까~" 내가 원하는 행동에 대해 무한히 격려하고 응원하면 그녀들은 마법처럼 정말 그렇게 변했다. (대학교 때 이러한 효과를 로젠탈 효과 혹은 자기충족 예언이라고 한다는 걸 알았다.)


당신의 눈에 딱 들어오는 사람이 당신의 눈앞에 나타나길 기다리지 마라. 주변에 당신의 눈에 딱 들어오는 사람은 없을지 몰라도 당신이 사랑이 담긴 말로 응원을 하고 격려를 했을 때 빛을 발할 가능성이 있는 이성은 얼마든지 있다. 

소울메이트는 찾는 게 아니다. 당신 그리고 상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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