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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ug 09. 2018

헤어지자는 남자 친구에게 매달리면 붙잡힐까?

당신은 정말 매달려서 이별을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오비이락'은 다들 알다시피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진다는 뜻으로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지만 우연히 때가 맞아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일 때 쓰이는 말이다. 뜬금없이 사자성어를 꺼낸 이유는 아직까지도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제가 매달려서 간신히 붙잡았어요..."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당신은 정말 매달려서 이별을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매달리는 것과 재화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동안 제가 헤어지자고 해도 붙잡아 주던 남자 친구가 몇 달 전 이제 그만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라서 남자 친구를 엄청 잡았어요. 왜 그러냐고, 그러지 말라고 계속 잡았고 덕분에 헤어지지 않았죠. 그러다 조금 더 지나 하루 종일 트러블이 있었어요. 저는 성의 없는 남자 친구에게 짜증이 났고 남자 친구는 결국 또 이별을 말했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저번과 굉장히 달랐어요. 헤어지자고 하자마자 sns를 정리하고 전화도 차단하면서 너무 단호했어요... 저는 또 3~4번 정도 매달리면서 붙잡았지만 모진 소리만 듣고 끝이네요...


매달림의 신화는 통제의 환상으로 시작한다. 내가 진심을 다해 사과하며 매달리면 상대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딱 반대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상대방과 너무 헤어지고 싶다고 느꼈고 이별을 말했는데 상대가 울며 매달린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마음이 흔들리고 동정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과연 당신은 붙잡혀 줄까? 동정심이 못 이겨 붙잡혀 줬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는 진심으로 매달려서 붙잡았는데요!?"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애초에 진짜 헤어질 마음 없이 순간의 감정으로 이별을 말한 경우다. 주로 여자들이 말하는 이별통보로 남자 친구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남자 친구의 사랑을 확인하고 더 이끌어낼 목적으로 이별을 말하는 경우다. 남자의 경우에는 여자 친구와의 트러블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을 때라던가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이별을 말하는 경우다. 


이때는 매달리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이때 빠른 재회를 위해 울며 매달리게 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트러블의 상황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별통보를 선택하게 된다. 이런 경우라면 어차피 둘 다 진짜 목적이 이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굳이 붙잡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 감정이 가라앉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레 관계 회복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걸 명심하자.


두 번째는 마음은 헤어지기로 결정했지만 울며 매달리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단 알았다고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당신이 매달렸을 때 붙잡혀 주는 건 어디까지나 울며 매달리는 당신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의 재회일 뿐 전혀 가치가 없는 재회다. 


때론 "일단 붙잡고 나서 내가 잘하면 날 다시 보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통제의 환상이다. 우리는 어떤 태도를 정했을 때 그것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매달려서 억지로 붙잡아 봐야, 상대는 당신의 노력을 알아보기보다는 자꾸 어떻게 하면 이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에만 몰두하게 되고, 무관심과 잦은 트러블로 이어진다.


물론 당장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입장에서는 여유를 갖고 생각을 한다는 것이 어렵겠지만, 꼭 기억해라. "헤어지자는 말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별을 말을 들었다고 법적으로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해외 이민을 가는 것도 아니다. 이별통보는 어디까지나 "지금 너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라는 의미일 뿐이다. 


상대가 이별을 말한다면 일단 뒤로 물러나 자신의 가치를 깎지 말고 상대의 감정이 가라앉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자. 결국은 감정의 문제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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