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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Sep 25. 2018

사귀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네요.

인정해주고 웃으며 거리를 두는 것

살다 보면 도저히 나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마주하게 되면 상대를 설득하려고 하거나 상대에게 설명을 요구하곤 하는데 이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을뿐더러 기괴한 궤변에 넘어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의 주장은 상대의 주장대로 인정해주고 웃으며 거리를 두는 것이다. 



남자 친구와 사귀던 중에 결혼 얘기로 가치관이 안 맞아서 잠깐 헤어져있었어요... 한 2주 정도? 그리고 다시 만나기 시작했는데... 한 달 반 정도는 사이도 좋고 문제도 없이 잘 지냈는데 갑자기 어느 날 다른 여자랑 웨딩 촬영한 사진을 카톡 프사로 해놨더라고요...
내가 좋아서 계속 만났고 그 여자는 원래 만났다 헤어졌다 하는 사람이었는데 잠깐 헤어져있는 동안 연락이 왔었고 결혼에 대한 준비도 되어있고 해서 어쩌다 보니 빨리 결혼을 진행하게 되었다네요. 
정말 죄책감도 없어 보였고 정말 미안해 보이지도 않았어요. 그냥 저는 좋아서 만났고 그 여자는 결혼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어서 만났다며 정말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함께 여행을 갔다 오자고... 
너무 비상식적인 사람인 것 같아서 저도 마음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충격적인 기분은 금방 가라앉지를 않네요... 도대체 저런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사는 건가요...?
- L양


요 근래 받아본 사연들 중에 가장 이해가 힘든 사연인 것 같다. 솔직히 가능한 얘긴가 싶기도 한데... L양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났고 연애 기간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리고 평소에는 어땠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어떻게 안 맞았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길 해줬다면 그나마 무슨 말인지 감을 잡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L양의 말을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사실 우리의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는 나와는 전혀 다르고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물론 L양의 전 남자 친구만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L양은 전혀 죄책감도 미안함도 느끼지 않는 전 남자 친구의 행동에 소름이 돋겠지만 NLP의 대전에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긍정적인 의도가 있다." 타인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한다는 건 자신의 입장과 생각에서는 '선'이라고 생각하고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도덕적인 선을 말하는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말이 통하는 상대라면 상대에게 그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의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나름의 타협점을 찾기도 하고 최소한 상대를 이해할 수도 있지만 때론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때에는 대화를 하기보다는 상대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상대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 


많은 경우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상대를 비난하며 그것은 틀린 생각이라며 상대와 논쟁을 하려고 하는데 애초에 대화가 되지 않는 상대와의 논쟁에서는 절대 이길 수가 없을뿐더러 간혹 상대의 궤변에 넘어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대표적인 예로는 유부남과의 연애라던가, 폭력적인 남자와의 연애, 무능력한 남자와의 연애 등이 있는데 다들 처음엔 L양처럼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라고 하다가도 남자의 궤변에 "어쩌면 그럴 수도..."라며 되려 자신이 설득당하고 불공평한 연애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전 남자 친구의 행동이 상식을 훨씬 뛰어넘었기에 L양이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던 것이지 전 남자 친구가 부모님이라던가 집안 사정 등의 핑계를 대며 L양을 진짜 사랑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며 눈물을 흘리며 L양을 붙잡았다면 L양도 모를 일이다. 


이 정도면 그나마 다행인 거다. 전 남자 친구를 비난하거나 궁금해할 것 없이 "세상엔 참... 별난 사람들이 많아..."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간혹 전 남자 친구에게 복수를 하려고 하거나 그런 행동에 대한 이유에 집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수록 상대의 궤변에 말려들거나 스스로 트라우마를 만들어내며 몇 년 동안 새로운 연애를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상대를 위해서가 아닌 L양을 위해 이 정도 선에서 묻어두고 L양이 갈길에 집중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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