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불편해하고 불쾌해하면 상대의 기분에 집중해줘야 한다
연애에 있어서 객관적이라는 것을 따지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 연애란 수백 명의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나, 단둘이서 하는 것이니 말이다. 당신이 보기에 별것 아니더라도 상대가 불편해하고 불쾌해하면 상대의 기분에 집중해줘야 한다는 건 따로 말하지 않아도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는 걸 명심하자!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별 탈 없이 3년 동안 연애를 하고 있는 남자입니다. 아무래도 3년이 지나다 보니... 평소엔 사랑스러운 여자 친구면서 또 친한 친구 같기도 하네요. 그래서 자주 장난을 치곤 하는데... 얼마 전에 장난을 쳤다가 크게 싸웠습니다. 제가 심심해서 볼을 찔렀다가 짜증내는 여자 친구의 모습이 귀여워서 코를 찔렀는데...(저도 심했다고는 생각해요.) 코에서 피가 나더라고요... 여자 친구는 크게 화를 내면서 애도 아니고 왜 이렇게 장난을 치냐고 화를 내며 혼자 가버리곤 지금껏 연락이 없네요.
물론 제가 장난이 좀 심했던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3년 정도 사귀었으면 장난도 좀 치고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제가 미안하다 해도 다 씹어버리는 여자 친구가 좀 야속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국방 FM 건빵과 별사탕 사랑, 그게 뭔데 사연 K군
저는 코에 손가락을 넣는 장난 자체가 수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수위라는 건 장난을 주고받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거니까요. 다만 K군의 문제는 코에 손가락을 넣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기분 나빠하는 여자 친구에 대해 “장난일 뿐인데 너무하다”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단지 손가락으로 볼을 찌르는 장난이라도 상대가 기분 나빠한다면 “손가락으로 볼좀 찔렀다고 화를 내냐...?”가 아니라 “아... 이 친구는 이런 장난을 싫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맞겠죠?
여자 친구도 정말 기분 나빠해하는 이유는 단지 손가락으로 코를 찔러서가 아니라 기분 나쁜 잘못을 해놓고 그냥 장난인데 뭘 그러냐고 하는 모습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 그리고 함부로 대한다는 느낌을 받아서일 거예요.
사실 장난이 심하다는 것보다는 K군이 여자 친구의 행동에 대해서 너무 자기 편할 대로 생각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해요. 볼을 손가락으로 쪘을 뿐인데도 여자 친구가 짜증을 내고 있어요. 이건 여자 친구가 장난의 수위를 떠나 장난 자체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불쾌해한다는 건데 K군은 여자 친구가 장난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삐진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여자 친구 입장에서는 자신이 싫다고 표현을 했음에도 K군이 계속 웃으며 장난을 치니 표현을 더 크고 강하게 할 수밖에 없고, K군은 그런 여자 친구를 보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넘기게 되면 악순환이 반복되다가 결국 큰 싸움으로 번지고 헤어지게 되는 거죠.
지금 중요한 건 K군이 장난을 그만하거나 아니면 장난의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조절해야 하는지 고민을 할게 아니라 여자 친구의 반응에 대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할게 아니라 여자 친구가 표현하는 감정을 존중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K군이 보기에 별것 아닌 장난이라도 여자 친구가 싫다고 하면 싫은 거지 장난인데 너무 하다는 건 없는 거니까요. 물론 사과를 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직접 찾아가는 것이긴 하죠. 다만 무작정 찾아가서 잘못했다고 빌기 전에 지난 일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고 여자 친구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에 대해서 깨닫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다시 말하지만 여자 친구는 단지 손가락으로 코를 찔러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자신이 평소에도 누차 불쾌함을 표현했지만 그것이 반복되는 것에 화가 난 것이에요. 단지 손가락으로 코를 찔러서 미안하다는 생각 혹은 여자 친구를 달래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갔다간 K군도 모르는 사이에 K군의 입에서 “그래도... 그냥 장난인데 너무해...”라는 말이 나올 거고 트러블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릴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