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Nov 11. 2018

결혼을 위한 노력을 몰라주는 여자 친구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대화를

미움받을 용기로 유명한 기시미 이치로는 이렇게 말했다. "상대를 이해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그러니 애초에 상대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대해라!" 사실 우리가 타인과 갈등을 하는 이유는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에게 '대화'가 필요한 거다. "내가 노력했는데 왜 몰라주지!?" 혹은 "대체 왜 저러는 거지!?"라고 생각할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대화를 해보자.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의 결혼을 위해 정말 누구보다 바쁘고 열심히 살고 있는 30살 청년입니다. 문제는 여자 친구가 그걸 몰라준다는 건데요... 최근 새로 들어간 프로젝트 때문에 정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연락이 좀 줄었었나 봐요... 여자 친구가 서운해하고 있었는데 그게 터진 거죠... 업무 중에 여자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이따 점심시간에 연락을 주기로 해놓고 깜빡 잠이 들어 버렸는데 여자 친구에게 문자가 많이 와있더라고요. 저는 여자 친구에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여자 친구는 삐진 듯했어요.
그날 정말 빌다시피 해서 칼퇴를 하고 여자 친구를 찾아갔는데 여자 친구는 단단히 삐졌더라고요. 왜 야근 안 하고 왔냐고 일이랑 결혼하라고 하면서요... 애교로 무마해보려고 했지만 여자 친구는 때와 장소를 가리라며 핀잔을 주니.... 제 입장에서는 서운하기도 하고 솔직히 결혼을 위해 억지로 더 많은 일을 하려는 제 마음도 몰라주는 여자 친구가 밉더라고요. 
그래서 또 한바탕 해버렸네요... 저 혼자 잘 먹고 잘살자는 것도 아니고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면 제가 좀 더 일에 집중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왜 이렇게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여자 친구는 결혼이라는 현실이 와 닿지 않는 걸까요? 아지면 제 노력이 부족한 걸까요?
- 국방 FM 건빵과 별사탕 사랑, 그게 뭔데 사연 K군


정말 K군과 같은 고민을 하는 커플들이 많아요. 남자의 경우에는 결혼이라는 현실에 막연히 겁을 먹고 계속 준비를 더 해야 한다며 미루는 편이고, 여자의 경우에는 작게라도 시작하면 될 것 같은데 언제까지라는 정확한 기약도 없이 마냥 “나중에...”라고 하는 남자 친구가 답답하고 또 사랑을 의심하게 되곤 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여자 친구 입장에서는 “점심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잠깐 연락해주면 될 텐데...”라고 생각을 하고 더 서운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건 좀... 위험한 생각인 것 같아요. 굳이 “남자는 여자와 달리 멀티플레이에 약해서...”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각자 상황과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내 입장에서 “화장실도 안 가나...?”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관계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상대에 대한 불만만 늘어나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말들을 하게 되며 관계를 악화시키기만 하죠. 


사실 트러블이라는 건 상대의 어떤 행동 때문에 일어나지는 않아요. 그 행동에 대해 내가 부정적인 가치판단을 했을 때 트러블이 일어나는 거죠. 


K군의 경우만 해도 K군이 연락이 줄어들었다는 행동에 대해 여자 친구가 “이건 나에 대한 감정이 식은 거야!”라고 가치판단을 하니 서운하고 화가 나는 거죠. 또 K군도 여자 친구의 화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난 나대로 노력하고 있는데 더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거야!?”라고 가치판단을 하니 결국 다투게 되는 거예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자 친구는 결혼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고 여자 친구는 단지 둘의 관계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고 둘 다 서로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고 걱정하고 있는 건데 말이죠. 


결국 K군 커플의 문제는 K군이 여자 친구에게 연락을 하지 잘 하지 않았거나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에게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대화가 부족한 탓이에요. 


‘나한테 왜 그래요’의 저자이자 일본의 유명 심리 상담가인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트러블의 원인을 상대방이 나에게 공감해주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솔직하게 나의 감정에 대해서 차분히 이야기하면 해결될 문제를 우리는 솔직히 감정을 말하는 것이 나만 좋아하고 힘들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을 하지 못하고 자꾸 말하지 않으면서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상대에게 비난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런 사람들에게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정말 소중한 관계라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기보다 부끄러운 속마음을 드러낼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해요. 


K군이 여자 친구를 정말 소중히 여긴다면 K군의 노력을 몰라준다고만 생각할게 아니라 여자 친구와 함께 깊은 대화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K군이 생각하는 결혼 준비가 어떤 것이며 그것을 이루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 


K군의 입장에서는 결혼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또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데 항상 서운해하는 여자 친구가 답답하고 때론 서운하고 미 워보이 기도 하겠지만, 평소에는 아무 말없다가 여자 친구가 사랑과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서운함을 표현할 때만 결혼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을 하면 여자 친구 입장에서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힘들 수도 있겠죠? 


여자 친구가 K군에게 투정과 짜증을 부리는 건 K군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K군이 정말 결혼을 생각하고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지 불안해서 이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남자 친구를 믿어도 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