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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Nov 25. 2015

남자친구와 크게 싸우지 않고 대화하는 방법

먼저 공감을 해주자

남녀 간의 싸움은 절대로 갑자기 큰소리로 시작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듯이 "오빠 이건 좀 아니지 않아?"로 시작하고 "내가 뭘! 그러는 넌 잘했어?"로 발전되다가 결국 "이딴 식으로 할 거면 헤어져!"로  마무리되는 것이 가장 스탠더드 한 남녀 간 싸움의 모습이다.


분명 처음 시작은 별것 아니었는데... 그저 상대가 조금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아... 정말 미안해...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 정도만 해줬어도 끝날 일이었지만 싸움이란 언제나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사소한 다툼이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려고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당신은 논쟁을 멈추고, 악감정을 해소하고, 선의를 유발하고, 다른 사람들이 주의 깊게 경청하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을 알고 싶은가? 좋다. 여기 그 주문이 있다. 주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무리도 아닐 겁니다. 제가 당신이라도 의심의 여지없이 그렇게 했을 겁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9. 모두가 원하는 것


남자친구에게 "오빠 기념일인데 뭐 준비한 거 없어?"라고 물었던 W양은 남자친구와 싸울 맘이 전혀 없었다. 그저 이제 곧 있을 2주년 기념일을 어떻게 보낼지 궁금했던 것이고, 꼭 명품백을 바란 것도 호텔에서의 럭셔리한 식사를 바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응? 그날 강남역에서 맛있는 파스타 먹자!"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묘하게 서운한 감정이 들었고 "또 파스타야...?"라는 말을 시작으로 별것도 아니었던 일이 큰 싸움으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파스타가  어때서?"라는 선공에 W양은 "내 친구 남자친구는..."으로 반격했고 남자친구는 지지 않고 "그러면 그런 남자 만나던가!"로 공격을 이어갔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 속에 결국 이야기는 "오빠 기념일인데 뭐 준비한 거 없어?"로 시작하여 "이럴 거면 다 때려치워!"로  마무리되었다.


W양이 이 파국을 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했었어야 했을까? 일단 처음부터 "준비한 거 없어?"라는 말보다는 "우리 뭐할까?"가 좋을 것 것이고 이왕이면 "우리 이거 하자!"가 좀 더 나았을 것이다. 또한 남자친구가 진부한 데이트 코스를 들이댔을 때 인상을 구기며 퉁명스럽게 "또 파스타야...?"라고 툴툴댈게 아니라 "음... 그날은 파스타 말고! 고기에 칼질하고 싶어!"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남자친구와의 사소한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기 시작할 때 W양은 아무런 대책 없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남자친구의 무신경함을  공격하는 데에 온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W양이 틀린 말을 했다는 것은 아니다. 2주년 기념일에 아무런 대책 없는 남자의 모습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빈정이 상하는 것이 당연하고 툴툴거리곤 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툴툴거림으로 촉발된 싸움이 큰 싸움으로 번졌을 때 W양이나 남자친구 모두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대화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대화란 언제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많기 때문에 조금만 어긋나도 큰 싸움으로 번지곤 한다. 무엇보다 싸움이 일어나지 않게 서로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최우선이겠지만 만약 작은 다툼이 일어났다면 더 큰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현명한 사람이 먼저 나서서 싸움을 진정시켜야 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상대와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서로 언성이 높아진다고 느끼는 순간 당신의 합리적인 반박을 멈추고 "하긴... 너의 말도 맞다..."라고 말하며 상대가 지금까지 당신에게 주장했던 말을 언급해주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방금까지 당신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증명하려던 상대방도 한순간에 무너지게 될 것이다.


Y양의 경우를 보자. 서로 언성이 높아지려는 시점에 "아... 그래... 오빠 말이 맞다. 파스타가 뭐 어때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지,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었으면 먼저 말을 했으면 되었을 텐데 그치?"라고 말했다면 분명 Y양의 남자친구는 머리를 긁적이며 "아니야... 내가 좀 더 신경 썼었어야지... 우리 같이 생각해보자!"라고  75점짜리 답을 하지는 않았을까?


그래... 사실 이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명한 행동을 하려고 하면 당신의 마음 한편에서 "왜 나만?", "이건 상대가 잘못한 거 아닌가?", "상대가 하는 주장을 봐! 말이  안 되잖아!"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울려 퍼지게 되고 대부분의 경우 악마의 속삭임에 따라 현명한 행동이 아닌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을 하게 된다.


당신은 자신이 잘나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 아니다. 그러니 명심해야 한다. 당신에게 짜증내고  고집부리고 비이성적으로 대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하는 데에는 각자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그 가엾은 악마를 불쌍히 여겨라. 그를 동정하라. 그의 마음을 이해하라.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9. 모두가 원하는 것


흥분된 상태에서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다. 이해하려고 해도 계속 억울한 마음이 들고 짜증이 솟고 칠 땐 당신 눈앞에 있는 악마를 가엾게 여겨보자. 정당한 이야기를 하는 당신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갖다 대며 악을 쓰는 상대를 바라보며 "에휴... 이 철없는 것을 어쩌지..."라고 생각하며 상대를 동정하고 상대보다 큰 이해심으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


신기하게도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어떻게든 상대에게 크게 한방 먹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던 당신의 마음에 상대를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이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이때 앞서 언급한 현명한 행동을 보란 듯이 행하자. 처음엔 애처럼 굴던 당신의 남자친구도 당신이 큰 마음으로 먼저 이해심을 보여주면 한순간에 어른이 되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당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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