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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Nov 30. 2015

사랑하지만 헤어지자는 남자친구 어떡해?

일단은 이별통보를  미루는 데에 집중하자

"사랑해... 그래도 우린 안 맞는 것 같아..."라며 이별을 통보하는 남자의 심리는 무엇일까? 자기가 조금만 더 노력해주면 될 것을 사랑하지만 헤어지자니! 여자 입장에서는 멘붕이 올 수밖에 없다. 여자는 "왜 그래 오빠!", "내가 더 잘할게!", "내가 다 잘못했어!"라며 참회 3종 세트를 시전 하지만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때론 미안한 얼굴로) "아니야, 우린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내가 너무 부족해...", "넌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어..."라며 조용히 뒤돌아 집으로 도망가 버린다.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 심지어 당신이 거울에서 마주 보게 되는 사람(즉, 자신)도 자신을 높이 평가하고, 자신이 훌륭하며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기를 바란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10. 모두가 좋아하는 호소 법


한 달에  한 번씩은 월례행사처럼 소리를 지르며 남자친구와 다툼을 한다는 H양은 남자친구에게 "미안 난 더 이상 못하겠어, 널 사랑하지만 우린 안 맞는 것 같아..."라는 이별통보를 듣고 당황스러웠다. 물론 다른 커플들보다 자주 싸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내 화해를 했고 그간의 다툼들을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뜬금없는 이별통보라니...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확실히 이유나 듣고자 남자친구를 붙들고 울며 이유를 물어봤지만 남자친구는 아이폰의 'SIRI'처럼 "넌 잘못 없어 내가 부족한 거야.", "이렇게 돼서 유감이야", "넌 나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해"따위의 어색한 말들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일단 H양의 남자친구의 말이 그냥 변명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남자란 본능적으로 자기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동물인데, (H양은 못 느꼈겠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싸워제끼니 자신의 능력에 대해 한계를 느꼈을 테고, 언제나 불만과 짜증인 H양을 포기하고 놓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다.


물론 H양의 남자친구도 H양에게 불만이 있겠지만 H양이 아무리 울며 캐물어도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 것은 "이미 헤어지기로 결심했는데 굳이 H양을 비난하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인간, 그중에서 남자는 남들에게 이해심이 많은 사람으로 보이길 원한다. (물론 여자도 그렇지만 남자가 조금 더 그렇다는 뜻) 그렇기 때문에 "네가 맨날 짜증냈잖아! 그리고 저번에는..."이라며 미주알 고주알 말을  늘어놓기보다 "다 내 잘못이야...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라고 말하며 좋은 사람으로 남길 원한다.


J. 피어폰트 모건은 자신의 분석이 들어있는 이야기 중 하나에서 사람이 행동을 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 다른 하나는 진짜 이유이다. 그 사람 자신만이 진자 이유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 점에 대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속으로는 이상주의자인 우리는 모두 그럴 듯해 보이는 동기 역시 생각하고자 한다. 따라서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고결한 동기에 호소해야 한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10. 모두가 좋아하는 호소 법


J. 피어폰트 모건이 지적했듯 H양의 남자친구도 이별통보를 하는데에 있어 두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나는 그럴듯해 보이는 "사랑하지만... 우리는 안 맞는 것 같아..."라는 이유 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랑 계속 사귀다가 내가 죽어 버릴 것 같아!"라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물론 대놓고 진짜 이유를 늘어 놓으며 H양에게 눈물의 참회를 받아낼 수도 있겠지만 남자친구가 보기에 H양은 도저히 바뀌지 않을 사람이라고 여겨졌기에 진짜 이유에 대해 말을 해주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동정을 얻는 방법도, "대체 왜!?"라고 물으며 설득하는 방법도 통하질 않을 것이다. 이미 남자는 이별을 결심했고 H양에게 바라는 것이 없으니 말이다. 아무리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붙잡아봐야 남자친구는 "어차피 우리는 헤어져야 할 사이야.",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지금 헤어지는 게 너를 위한 일이야"라며 당신의 애타는 마음을 정중히 밀어낼 것이다.


이럴 땐 데일 카네기의 조언처럼 남자친구의 고결한 동기에 호소해보도록 하자. 예를 들면 "오빠가 갑자기 이러면 나 폐인이 될지 몰라... 나는 괜찮지만 그런 날 보면 우리 엄마가 너무 걱정할 거야... 조금만 시간을 줘..."라며 이별을 잠시라도 유예해보자. H양이 "나 너무 힘들단 말야!!!!"라며 눈물 콧물을 흘릴 때에는 "너를 위한 일이야..."라며 냉정하게 말하던 남자친구도 H양의 어머니 이야기에 다소 마음이 흔들릴 것이다.


아니면 남자친구를 이해심 많고 선한 사람으로 치켜세워서 남자친구로 하여금 쉽게 당신에게 이별을 말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이해심이 많고 좋은 사람으로 남길 원한다!) 예를 들면"항상 내편 들어주던 오빠였는데...  오빠가 헤어지자고 하는 건 다 내 잘못 일 거야... 내가 철없이 굴어도 다 이해해주던 오빠니까... 다시 돌아오라는 부탁은 하지 않을게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없을까?" 정도라면 H양이 남자친구를 묶어놓고 고문을 하지 않은 이상 남자친구는 H양의 의견을 따라줄 것이다.


남자친구의 고결한 동기에 호소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눈물을 흘리며 매달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당신이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매달린다면 당신이 아무리 상대의 고결한 동기에 호소를 한다 하더라도 상대는 "헤어지기 싫으니까 억지를 부리는군!"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별의 순간과 같이 민감한  상황일수록 침착하게 이성적으로 행동해라. 그렇지 않으면 상대는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테니 말이다.


혹시 "뭐야... 확실히 붙잡는 것도 아니고 이별통보 유예밖에...?"라는 생각이 드는가? 그러니 남자를 잡을 수 없는 거다. 앞서 말했듯 남자는 확실히 마음을 굳히지 않으면 이별을 말하지 않는다. 그런 남자의 이별통보를 조금이나마 미뤘다는 것은 단단한 바위에 작은 틈을 마련한 것이고 이틈을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냐에 따라 재회가 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한방에 남자의 마음을 돌이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런 욕심이 당신을 더욱 추한 모습으로 만들고 남자를 더욱 멀리 떠나게 한다. 이별통보를 받았다면 일단 그 이별통보를 유예시키는 데에만 집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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