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Dec 02. 2015

아무리 잘해줘도 남자친구가 몰라주는 이유

이왕이면 임팩트 있게

사귀기 전에는 그렇게 애를 먹이다가도 일단 사귀고 나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자에게 매우 헌신적이다.(물론 헌신적인 만큼 닦달도...?;) 하지만 남자가 느끼기에도 그럴까...? 뭐 물론 여자와 이별한 후 전 여자친구에 대해 물어보면"나한테 참 잘해줬는데..."라고 말하긴 하지만 정확히 언제 제일 기뻤는지를 물어보면 머리를 긁적이곤 한다.


반면에 여자에게 전 남자친구에 대해 물어보면 남자와 똑같이 "참 좋은 사람이었어요..."라고 말하면서 남자친구가 해줬던 몇 가지 일들에 대해서 또렷이 기억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념일 이벤트 정도...? 연인이란 금전적이든 심적이든 만남에서 이별까지 서로 비슷한 양의 호감을  주고받기 마련인데 어째서 남자는 여자가 잘해준 것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제는 극적인 연출 시대이다. 그저 사실만을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사실이 생생하고 재미있고 극적으로 연출되어야만 한다. 당신은 쇼맨 쉽을 선보여야 한다. 영화에서도, 라디오에서도 모두 그렇게 한다. 당신 역시 관심을 끌고 싶으면 그렇게 해야 한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11. 영화에서도, 라디오에서도 하는 것, 당신도 하라


그 차이는 아마도 임팩트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여자의 경우 평소에 소소한 것들을 챙기며 남자로 하여금 안정적인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반면 남자의 경우 평소에 여자의 속을 새까맣게 태우다가도 기념일이나 혹은 종종 임팩트 있는 이벤트로 여자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양의 호감을  주고받고도 이별 후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남자의 행동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자는 타고 날 때부터 개구쟁이 DNA를 가지고 태어나는지 뭘 해도 임팩트를 중요시한다. 반지를 그냥 주면 될걸 괜히 아이스크림에 넣기도 하고 아무것도 준비 안 한척하며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예약해놓기도 한다. 나도 태생이 우수한 개구쟁이 DNA를 보유한 남자인지라 빼빼로데이에 천 원짜리 빼빼로를 사서 그 안에 몰래 준비한 목걸이를 테이핑 해놓거나 (확인도 안 하고 가방에 넣길래 당황...) 기념일에 아무것도 준비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곤 그녀의 후드모자에 선물을 슬쩍 넣어 놓곤 했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정중히 무릎을 꿇고 "사랑해"란 말과 함께 선물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이런 극적인 연출은 감동을 배가하고 상대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한다는 데에 있어 나름의 효과가 있다.(솔직히 여자가 깜짝 놀라는 모습이 남자에겐 즐거움인 거다.) 이제 당신도 그렇게 하자, 앞으로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한다면 당신도 당신 나름의 극적인 연출을 통해 깜짝  놀라게 하여주며 남자의 기억에 그날을 오롯이 새겨보는 것이다.


극적인 연출을 하는데에 그렇다고 항상 선물을 할 필요는 없다.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극적인 연출을 통해 상대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다. 여드름 투성이었던 고등학교 시절 시험이 끝나는 날 뜬금없이 여자친구에게 자주 가던 놀이터로 나와 달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약속이 있다며 다음에 보자고 했고 (물론 나는 그녀가 약속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른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저녁이 어두워졌을 때쯤 여자친구에게 "아직도 친구들이랑 놀아?"라고 문자를 했는데 대뜸 "설마... 너 아직도 놀이터야!?"라는 게 아닌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응..."이라고 보냈고 이후 폭풍 전화가 왔지만 왠지 무서워 전화를 받지 않고 놀이터 방향으로(집 방향이 그쪽) 걸어갔다. 놀이터쯤 도착했을 때 저 멀리서 웬 여자가 정신없이 달려오는데... 그녀였다. 그녀는 머리는 산발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갑자기 내게 안기더니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 게 아닌가? 아... 그렇지... 그녀 입장에서 나는 하루 종일 놀이터에서 여자친구를 기다린 거였지... 아마도 그녀는 가끔 술자리에서 "야~ 내가 고등학생 때 얼마나 잘 나갔는데~ 막 남자가 하루 종일 놀이터에서 기다리고 그랬어~"라고 하지는 않을까?


우리의 일상이 언제나 영화나 드라마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그 욕구를 채워주는 사람을 기억하고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는 것도 함께 기억하자.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에 당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이왕이면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최대한 극적으로 전달해보자. 둘이서 길을 걷다 가로등 아래서 갑자기 입맞춤을 할 수도 있고, 남자친구 몰래 남자친구 회사 앞에 가서 회사 건물 사진을 찍어 보내줄 수도 있다. (이때 이왕이면 만나지 않고 그냥 집에 가는 게 더 좋다.) 소소하지만 임팩트 있는 이런 기억들은 결코 남자친구의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하지만 헤어지자는 남자친구 어떡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