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양
그래요. 썸은 그렇다쳐요. 서로 신중할 수 있다고 치자고요. 그런데 요즘은 사귀고 나서 몇 달만에 사랑이 식은것만 같은 남자친구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썸탈때는 제가 야근을 하면 회사 앞에서 기다리다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라도 만나고 싶어하고 연애초기엔 이렇게 누굴 좋아해본건 처음이다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은 여자다 어쩌구하면서 세상 둘도 없이 달달하더니 몇 달만에 바빴다, 약속있다, 피곤하다를 입에 달고살아요.
바닐라로맨스
그렇죠. 아무래도 처음에는 잘해주다가 변해가는 상대의 모습을 본다는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죠. 초창기엔 굳이 시키지 않아도 귀찮게 하며 영원히 변하지 않을것처럼 말하더니 얼마나 지났다고 이젠 시켜도? 억지로 하는 모습을 보이니 K양 입장에서는 뭔가 사기당한 기분이 들수 있을거예요. 그런데 K양 혹시... 이번 연애가 처음인가요?
K양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어렸을때부터 이쁘다는 얘기도 종종 들었고 먼저 저에게 대시하는 남자들도 많았었다고요. 그리고 제가 나이가 몇인데 지금 연애가 처음이겠어요. 짧게 만나거나 썸만 타다 흐지부지된걸 빼고 한 4~6번? 정도는 했었죠. 솔직히 지금은 제가 바로님께 이렇게 연애상담을 받고 있지만 평소에는 주변지인들이 제게 연애상담을 해달라고 하는 편이고요.
바닐로맨스
그렇죠? 저도 그럴거라 생각했어요. 이렇게 매력적이시고 남자들에게 대시도 많이 받으셨었는데 이번 연애가 처음일리가 없죠. 그러시다면 가만히 지난 연애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의 연애들도 함께 생각해봐요. K양 남자친구의 변화가 특별한 가요? 거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처음처럼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한결같은데 K양의 현재 남자친구만 특출나게 변한걸까요?
K양
물론 그건 아니죠. 안그런 남자들도 있긴 하지만 제 지난 연애도 그랬고 주변 지인들의 연애고민을 들어봐도 많은 경우 남자들이 처음엔 잘해주다가 나중엔 시큰둥해하죠. 이게 뭐 어떻다는 거죠? 그러면 남자들이 원래그러니 여자가 참아라 뭐 그런 말씀을 하시는건가요?
바닐라로맨스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저는 이 세상에서 참으라는 말을 제일 싫어하는 걸요. 저는 다만 K양에게 지금의 고민이 특별히 심각한 고민은 아니라는걸 말해주고 싶은거예요. K양의 지난 연애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의 연애도 그렇고 다들 비슷한 패턴의 트러블을 겪어요. 때로는 내가 하는 고민이 남들도 다하는 평범한 고민이라는걸 깨닫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자신이 지금 겪는 트러블이 반복되는 평범한 트러블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이전 경험들을 토대로 차분히 나름의 방법을 강구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길 수 있고요. 예를들어 "지난번에 이런 비슷한 상황에서 화를 내고 짜증냈더니 결국 헤어져버렸었지? 그러면 이번에는 대화로 해결해 볼까?" 라는 식으로요.
그리고 막연히 "남자들은 사귀기전엔 잘해주고 사귀고나서 변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보다 그러한 패턴을 파악했다면 그러한 상황에서 어떤기준으로 어떻게 행동을 할것인지에 대해 평소 생각을 해봤어야 하는건 아닐까요? 예를들어 "뭐... 남자들은 다 그러니까 그러려니하고 넘어가지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냐! 그런건 사랑이 아니야! 만약 그렇게하면 단칼에 헤어져버려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매 연애마다 되풀이되는 트러블인데 다음 연애를 시작하면 "이번 연애는 그러지 않을거야!"라며 시작하고 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왜 연애초기엔 잘해주고 조금 지나면 잘해주지 않아!?"라며 분노하며 스트레스를 받는건 조금 비효율적인 방식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