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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Dec 04. 2015

 나쁜 습관을 고치는 현명한 대화법

좋은 말을 먼저 해서 귀를 열어놓고 말하자!

어느 주말 저녁, 나름 맛집으로 소문난 샤부샤부 집에서 뜨끈한 국물에 살짝 익힌 소고기를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짜증 난다는 투로 말했다. "그릇 좀 들고 먹지 마!" 아차차... 여자친구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식사 중에 그릇을 들고 먹는 것을 마치 맨손으로 반찬을 집어먹는 것 마냥 불쾌히 여겼었지... 분명 그러지 않기로 했었는데... 그래서 나는 말했다. "젓가락질이나 똑바로 하시지?"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숱하게 해봤을 것이다. 커피를 어묵 국물처럼 후루룩 마시거나, 식당에 갔을 때 물수건으로 세수를 하고, 당신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코를 파는 남자친구를 본 당신은 인상을 구기며 남자친구에게 보다 문명사회에 적합한 행동을 하라며 조언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남자들은 내가 여자친구에게 그랬던 것처럼 "너나 잘해!"라는 식으로 대꾸하지 않았나?


여자가 잘못된 것을 지적한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여자들이 지적하고 잔소리하는 것들은 대부분 옳고 심지어 여자의 조언대로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걸 남자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남자들은 여자친구의 꼭 필요한 조언들에 퉁명스럽게 대하는 것일까?


남자친구가 어디 가서  손가락질받지 않게 하기 위해 불철주야 남자친구의 몹쓸 습관 들을 지적해주는 여자들은 분명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다만 남자친구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기 전에 이것 하나는 명심하자. "사람은 듣기 싫은 소리에 귀를 닫는다."


대부분 지적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 얼마나 옳은 말인지에 초점을 두지만 사실 당신이 하는 말이 옳은 말인지 아닌지는 하나도 중요하지가 않다. 설령 당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내일 큰 사고를 당한다고 해도 당신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을 하거나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소리를 하면 상대는 그 말의 정당성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고 일단 귀를 닫아 버릴 것이다. 이것 뿐인가? 자신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내뱉은 당신에게 핀잔을 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남자친구가 당신의 말에 집중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잘 받아들일까?


“오늘 아침에 입은 옷이 참 예쁘군. 자네는 역시 매력적인 여성이야.” 비서에게 있어서 이 말은 ‘침묵의 칼’이라고 불리던 대통령이 해준 가장 값진 칭찬이었을 것이다. 이는 너무 생소하고 뜻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비서는 당황한 나머지 얼굴을 붉혔다. 그래서 쿨리지가 말했다. “거만해지지는 말게나. 나는 기분 좋으라는 뜻에서 한 소릴세. 그나저나 이제부터 자네 구두점 사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그의 방식은 다소 노골적이기는 하지만 심리적으로 굉장히 대단한 방식이었다. 항상 사람은 장점에 대한 칭찬을 들은 뒤에는 언짢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좀 더 수월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4-1. 실수를 찾아야만 한다면, 이것부터 시작하라


아니!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칭찬을 하라니! 아마 당신은 "잘한 게 있어야 칭찬을 하지!"라며 데일 카네기가 제안한 방법에 대해 의문을 품을 것이다. 하지만 잘한 것도 없는 남자에게 왜 칭찬을 해야 하는지를 따지기 전에 이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려봐라. "사람은 듣기 싫은 소리에 귀를 닫는다."


당신이 남자친구에게 잘못을 지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분명 당신은 남자친구가 당신의 말을 듣고 잘못을 고치지 바라는 마음에 지적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해야 하는 것은 다짜고짜 짜증을 내거나 듣기 싫은 소리를 해서 남자의 귀를 닫아버릴 것이 아니라. 일단 귀를 열게 만들고 남자가 귀를 열었을 때 자연스럽게 당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 방법이 바로 칭찬이라는 것이다.


당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려 봐라. 당신이 시험을 앞두고 방에서 인터넷 삼매경에 빠져있을 때, 어머니가 기습적으로 방으로 쳐들어와 "이놈의 계집애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빨리 안꺼!?"라고 하면 당신은 "네, 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빨리 끄고 학업에 열중하겠습니다."라고 할까? 아마 어머니가 문을 활짝 열고 "이놈의 계집애!"라고 일갈하시는 순간 당신은 짜증이 팍! 올라오며 "아! 진짜 이것만 하고 끌게!"라며 어머니의 속을 확! 긁어놨을 것이다.


당신이 그랬듯 남자친구도 그러는 것이다.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컴퓨터를 하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께서 짜증을 내시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기보다 어머니에게 짜증을 냈던 것처럼, 당신이 짜증을 내거나 싫은 소리를 하면 남자도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기보다 귀를 닫고 당신의 말을 듣지 않는 거다.


그런 면에 있어서 우리 어머니는 매우 훌륭한 대화법을 구사하신다. 일단 방문을 열면 어떤 용건이든 절대 목소리를 높이는 법 없이 "우리 잘생긴 아들~~~"이라며 일단 나의 귀를 활짝 열게 만드신다. 그리고 그 뒤에 어머니께서 바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고 나는 기쁜 마음으로 어머니의 말을 경청하고 최대한 어머니의 말에 따르려고 한다.


앞으로 당신도 그렇게 해보자. "오빠! 커피 마실 때 후루룩 거리지 좀 마!"라고 말하지 말고, "우리 훈남 오빠는 커피 마시는 것도 어쩜 이렇게 차도남스러워~ㅎ 근데 이왕이면 커피 마실 때 도도하게 마셔보는 게 어떨까~? 완전 잘 어울릴 것 같은데~"라고 말해보자. 커피를 어묵 국물처럼 후루룩 쩝쩝 마시던 남자가 갑자기 똥폼을 잡으며 신사 흉내를 내려고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말을 하기 전엔 항상 이렇게 생각해라.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를 움직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그 답이 칭찬이라면 (대부분의 경우 칭찬이 답이다.) 당신과 식사를 하면서 사타구니를 긁는 남자친구에게도 칭찬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은 듣기 싫은 소리에 귀를 닫고 달콤한 말에 귀를 활짝 여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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