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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Dec 23. 2015

어플에서 훈남을 찾는 여자들을 위한 충고

왜 꼭 어플이어야 할까?

어플에도 분명 훈남은 있다. 하지만 어플에서 정상적인 훈남을 만나기란 들판에서 히치하이킹에 성공하는 것과 같다는 걸 왜 당신은 알지 못하는 건가? 당신에게 묻고 싶다. "왜 꼭 어플이어야 하나?" 훈남을 만나는 방법에는 어플 말도고 무궁무진 한데! - 폭스바겐 오프로드카 광고


당신은 어플이 아니면 훈남을 만날 수 없나?

어플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는 여자들은 내가 딱히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그는 다른 남자들과 달랐어요!", "제가 사용하는 어플은 건전한 어플이에요!", "어플을  통해서였지만 정말 마음이 잘 맞았어요!"라며 실드부터 친다. 그런 당신의 사랑을 불건전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치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난 어플을 통해 훈남을 만났다고 주장하거나 훈남을 찾고 있는 여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어플이 아니면 훈남을 만날 수 없나?"


그렇게도 인맥이 좁나? 주변에 쓸만한 남자도 없고,  소개팅을 해줄 만한 지인조차 없단 말인가? 연애란 온라인이 아닌 오프란 이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론 당신 주변에 당신의 수준 높은 욕구를 만족시켜줄 훈남이 턱없이 모자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학원이나 동호회에 나가며 당신의 환경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 먼저지 방구석에서 맥주를 마시며 감성에 젖어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것은 권장할만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물론 어플에서 훈남을 만나는 로또에 당첨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확률을 따져보자. 어플에서 이상한 목적을 가진 위험한 남자가 아니면서 당신이 원하는 연애를 꿈꾸며 또 당신이 원하는 이상형에 부합되는 남자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만약 지금 그런 남자를 만나고 있다면 정말 그 남자가 당신이 생각하는 남자인지  확신할 수 있는 증거는 또 무엇인가?


그래! 어플에서도 훈남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친구가 "어떻게 만났어~?"라고 물어보면 우물쭈물 땀을 삐질삐질 흘릴 거면서 굳이 어플을 배회하며 훈남을 찾아 나설 정도로 그렇게 남자가 궁한 상황인지 스스로 물어보자. (그렇게 궁하다면야... 뭐...)



남자가 무슨 생각으로 어플을 사용할지 생각해봤나?

물론 여자들에게 "왜 어플로 훈남을 만나려 해!? 너 그렇게 궁해?"라고 물어보면 소개팅어플애찬론자 중 99%는 "남자가 궁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심심풀이로 해본 건데... 하여간 그 남자는 정말 달랐다고!"라며 빈약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무슨 생각으로 소개팅 어플을 이용할까? (아... 진짜... 내가 정말 이렇게 까지는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설명하면 안 믿을게 분명하니 당신이 선호하는 포탈 검색창에 "○○○(당신이 사용하는 어플) 여자"라고 처넣어 보자. 그리고 검색된 상위 10개 정도의 게시물을 읽어보고 명상에 잠겨보자. 과연 당신이 사용하는 어플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훈남을 만날 수 있을까? 또 훈남과의 만남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허심탄회하게 어떠한 대화를 나눌만한  곳인가?라고 말이다.


내가 말하는 건 그 어플을 사용하는 남자들이 모두 위험한 남자라는 게 아니다. 당신이 웹툰을 보고 싶을 때 웹툰 어플을 실행하듯 대부분의 남자들은 소개팅 어플을 당신이 검색해서 알게 된 목적대로 이용할 뿐이다. 만약 당신도 당신이 알아본 남자들의 이용목적과 같은 마음이라면 얼마든지 소개팅 어플을 이용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라. 하지만 만약 당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다소 번거롭고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목적에 어울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사랑에서 호감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이렇게까지 말해도 끝까지 "그 사람은 정말 다르다니까요!?"라고 울부짖을 여자들이 있을 것이다. 앞서 누차 말했지만 소개팅 어플도 사람이 모이는 곳인데 어찌 건전한 훈남이 한 명도 없을까? 당연히 소개팅 어플에도 당신의 이상형이 있을 수 있으며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의 미미한 확률로 당신과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플에서 만난 훈남과의 사랑에서는 필연적으로 결여될 수밖에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신뢰'다. 당신이 보기엔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그 훈남이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확신을 가질 수는 그 어떤 안전장치도 없다는 것을 당신은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소개팅 어플을 통해 절대로 만나지도 말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둘 사이에 서로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 말고는 아무것도 서로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단순히 운명론을 앞세우며 사랑에 불태우기 전에 부족한 신뢰를 쌓는 기간을 충분히 두라는 거다. 상대와 약속을 잡을 때 상대의 회사 앞에서 만나고, 조금 가까워졌다 싶으면 서로의 지인을 동반하여 만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분명 소개팅 어플도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난 소개팅 어플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지 않고 집에서 편히 앉아 손가락으로 서로를 떠보고 사진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것을 연애의 범주에 넣기는 싫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말했다. "왜 SNS로 다른 사람을 성가시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럴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게 낫다. SNS는 심각한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나는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왜 소개팅 어플로 영양가 없는 허튼소리를  주고받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럴 시간에 동창모임에 나가 술 한잔 하는 게 낫다. 소개팅 어플은 시간낭비에 불과하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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