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가벼움에 감동하는 아침

요가하면 뭐가 좋아요? 에 대한 대답

by 바유

요가원에 새로운 회원이 왔다

신발을 벗자마자 출석체크카드를 등록하고 탈의실로 들어가는데

인포에서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녀를 봤다

유진 씨라고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얼핏 들었다

사실 유진 씨는 그전에 지하 주차장에서도 얼핏 만났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몇 번 만났는데 나와 같은 요가원에 가는 줄 모르고 아는 척을 하지 못했다

나와 같은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 그녀가 괜스레 반가웠다.

요가원은 얼마 전부터인가 새벽반이 개설되면서 사람들이 모두 그쪽으로 이동해서 인지

내가 가는 시간대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커다란 요가원에는 유진 씨와 나 둘만 덩그러니 매트 위에 앉아 있었다

나의 오른쪽에서 그녀가 말을 걸고 싶어 하는 기운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곤 웃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지 눈을 꿈뻑이고 있는 그녀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그녀는 나에게 "다니신 지 오래되셨어요?" 나는 풉! 하고 웃고 말았다

내가 처음 요가원에 왔을 때 이런 모습이었구나.

나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그녀가 던지는 질문들에 최대한 따뜻하게 대답한다


"요가가 과연 나와 맞는 건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요가하고 나서 몸이 많이 좋아지셨나요? "라는 그녀의 질문은 잠시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요가하고 나서 뭐가 좋아졌냐고요?

잠시 마음속으로 전문 지식이나 전문 용어가 부족한 나 자신이 안타까워해 봤지만 소용없다.

나는 내 나름대로 이렇게 대답했다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날 때

내 몸의 가벼움에 감동하게 되실 거예요"


나의 대답이 끝나자마

수업 시간이 되었고 요가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수업이 바로 시작되었고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끊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초심자에게 내가 제대로 설명한 것이 맞을까?

난 전문가가 아니니까 내 수준에 맞게,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게

솔직한 나의 느낌을 이야기한 것이니 잘못된 대답은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 맞아. 진짜.

누군가가 불쑥 물어본 대답에

망설임 없이 자동반사로 튀어나온 그 말이 어쩜 나의 진짜 본심이었겠다.라고 생각했다


매일 아침 나의 몸의 가벼움에 감동하게 된다.

그건 사실이고 팩트이다.


사실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매일 아침 눈을 떠서 이불 밖으로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몸도 늘 천근만근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요가가 나의 삶 속으로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나의 아침이 달라졌고, 하루의 시작이 가뿐해져 있다는 사실을 유진 씨의 질문으로부터 깨닫게 된 것이었다. 새삼 그녀의 질문이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하루를 감동하며 시작하고 일어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선물이다.

의학적인 전문 지식이 없이도

요가에 대한 깊은 학문적 소양이 부족하더라도

그 한마디로 모든 게 정리된 것이다.


그 뒤로 유진 씨는 요가원에서 만날 때마다 나에게 눈웃음을 찡긋 웃어준다.

아직은 마스크를 끼고 수업을 하기 때문에 얼굴 전체를 볼 수 없지만

그녀의 얼굴이 날이 갈수록 점점 맑아지고 밝아지고 있다고 느끼는 건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요가를 처음 시작하고 나서는 1~2주가량 몸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내가 아프다고 호소하니

평소에 안 쓰던 숨어 있는 근육들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라는 증거라고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유진 씨도 이제 1~2주가 지나고 나면

내가 느낀 감동의 가벼운 아침을 맞이하게 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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