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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Feb 13. 2021

네가 싫은 건 아닌데, 그 말은 좀 그래.

말의 품격_이기주

가까운 지인일수록 

깊은 고민을 거치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곤 한다. 


누군가에게 편한 상대가 되고, 

그런 상대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무례함'과 '편안함'은 차이가 있다.


언제나 그 경계를 지키지 못할까 봐 주의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연휴에 이 책을 펼쳐봤다.



01. 너의 말이 곧 네 품격


1) p. 127

말을 의미하는 한자 언 言에는 묘한 뜻이 숨어있다. 
두 二번 생각한 다음에 천천히 입 口을 열어야 
비로소 말 言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품격이 있듯 말에는 나름의 품격이 있다. 
그게 바로 언품이다. 

2) p. 138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그리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3) p. 27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02. 품격 있는 말이란, 

상대방을 생각하는 것-매너를 갖추는 것


 "인간이 선의로 하는 언행에 '매너'라는 요소가 결핍되어 있으면
상대에게 '비문명적인 행위'로 인식될 수도 있다.
매너는 곧 문명화다."
-사회학자 노페르트 엘리아스


1) p. 170

'의사소통'을 의미하는 단어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의 라틴어 어원은
'커뮤니카레 communicare'이다.
'교환하다', '공유하다'등의 뜻이 담겨있다.

말은 혼자 할 수 있지만
소통은 혼자 할 수 없다. (중략)

상대의 귀를 향해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내던지는 대화는,
대화가 아니라
서로 엇갈리는 독백만 주고받는 일인지 모른다. 

2) p. 174

<매너의 역사>라는 책으로 유명한
독일의 사회학자 노베르트 엘리아스는

"인간이 선의로 하는 언행에
매너라는 요소가 결핍되어 있으면
상대에게 '비문명적인 행위'로 인식될 수도 있다.
매너는 곧 문명화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3) p. 176

경솔하고 천박한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려고 하면
재빨리 마음을 짓눌러야 한다.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사소절>


4) p. 177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사람이
주목받는 시대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번지르르한 말속에
상대에 대한 배려가 빠져 있다면,
그래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겨준다면

그것은 목소리가 아니라 거친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번지르르한 말속에 상대에 대한 배려가 빠져 있다면,
그래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겨준다면
그것은 목소리가 아니라 거친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p. 177



5) p. 194

그들은 매정하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단서를 단다.
"사실은 너한테 관심이 있어서 이러는 거야"라고.

글쎄다. 어쩌면 그 반대인지도 모를 거란 생각이 든다.

상대에게 관심이 없으므로
그렇게 쉽게 지적을 남발하는 것 아닐까.
상대의 감정과 입장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에
얼굴을 보자마자 그런 질문을 쏟아내는 것 아닐까. 

6) p. 196

착한 독설, 건설적인 지적을 하려면
나름의 내공이 필요하다.
사안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통찰은 물론이고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말속에 배어 있어야 한다.

말 자체는 차갑더라도,
말하는 순간 가슴의 온도만큼은 따뜻해야 한다.


말 자체는 차갑더라도,
말하는 순간 가슴의 온도만큼은 따뜻해야 한다.
p. 196


03. 존중과 진심이란, 공감과 동정이란


1) p. 25

"존중은 상대방을 향해 귀를 열어놓는 거야.
그리고 진심은 말이지, 핑계를 대지 않는 거란다. " 

2) p. 43

다만 공감과 동정은 결이 다른 감정이 아닐까 싶다. (중략)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는 감정이
마음속에 흐르는 것이 공감이라면,
남의 딱한 처지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연민이
마음 한구석에 고이면 동정이라는 웅덩이가 된다. (중략)

누군가를 가엽게 여기는 감정에는
자칫 본인의 형편이 상대방보다 낫다는
얄팍한 판단이 스며들 수 있다.

그럴 경우 동정은 상대의 아픔을 달래기는커녕
곪을 대로 곪은 상처에 소금을 끼얹는 것밖에 안된다.


누군가를 가엽게 여기는 감정에는
자칫 본인의 형편이 상대방보다 낫다는
얄팍한 판단이 스며들 수 있다.
그럴 경우 동정은 상대의 아픔을 달래기는커녕
곪을 대로 곪은 상처에 소금을 끼얹는 것밖에 안된다.
p. 43



04. 그리고 너의 태도


메신저가 곧 메시지 p. 70


1) p. 70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메신저 messenger가 곧 메시지 message"
라는 말을 곧잘 한다. 

상대방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더라도
메시지를 전하는 당사자의 태도와 방법이 적절하면
메시지로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2) p. 71

나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메시지 장소 message spot가 곧 메시지"
라고 부연하고 싶다.

메시지와 그것을 전하는 장소는
밥과 밥공기의 관계와 유사하다.

밥맛을 결정하는 것은
밥을 구성하는 쌀과 물만이 아니다.
어떤 용기에 밥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어쩌다 보니 

올해는 첫 방송을 시작한 지 5년째 되는 해다.

점점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되며,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거나, 

원치 않았던 실수를 할까 싶어서. 


그리고 동시에 


내게 상처를 주거나,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은 

점차 멀리하게 된다. 

예전에는 어떻게든지 견디며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었는데.


음, 나이를 먹어간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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