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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센스_셀레스트 헤들리

Yoonha_북리뷰

"나는 말하는 것이 침묵하는 것보다 좋다는 확신이 들 때에만 말한다."


로마시대의 정치가이자 철학자 카토의 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대화할 때 말하는 시간의 약 60%가량을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쓴다고 한다. 게다가 나머지 40% 또한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방이 아닌 제삼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쓴다. 이를 사회학자인 찰스 더버는 '대화 나르시시즘'이라고 칭했다. 대화의 초점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놓고자 하는 욕망이다. 하지만 스스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다.


<전환 반응>
메리: 나 지금 너무 바빠.
팀: 나도 지금 정말 정신없어.
<지지 반응>
메리: 나 지금 너무 바빠.
팀: 왜? 해야 할 일이 많아?

<전환 반응>
카렌: 새 신발을 사야겠어.
마크: 내 신발도 다 낡았어
<지지 반응>
카렌: 새 신발을 사야겠어.
마크: 그래? 어떤 신발을 사야겠어?


전환 반응은 관심의 초점을 끊임없이 자신을 향하도록 하는 반면, 지지 반응은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부분의 경우 대화의 초점을 나에게로 되돌리는 행위는 상대에게 도움이 되기보다 도리어 해를 끼칠 가능성이 더 높다.

저자는 상대방의 말에 공감해 주기 위해서라면 굳이 내 얘기를 꺼낼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공감력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이다.


대화란 주고받는 것이다. 그러나 그 주고받는 것이 꼭 말일 필요는 없다.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공유할 수 있고, 표정만으로도 상대에게 나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대화의 절반은 말이 아닌 것들이며 그러한 표정, 숨소리, 침묵 속에 말보다 더한 공감력이 있다. 즉 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그러한 비언어적 공감력을 발휘할 줄 안다는 것이다.


저자는 위 얘기를 통해 대화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을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 참기'라고 일컫었다.


그리고 이 맥락은 끝까지 이어진다.


말을 잘하고 싶다면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


이게 다른 말하기 관련 책들과 이 책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고, 그래서 내가 배울만하다고 느낀 이었다.


'상대방의 눈을 응시해라', '고개를 끄덕여라' 등과 같이 적용하기 힘든, 또는 당연할 방법들을 나열하는 책들보다 훨씬 가치 있었다.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거나 말을 많이 해본 사람일수록 견디기 힘든 상황이 '침묵'이다. 그래서 그 순간들을 자신의 언어로 일단 메꾸려는 버릇이 있다. 나는 노력 중에 있다. 침묵과 친해지고, 차라리 더 생각하고 말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잘 듣는 사람이 되도록, 침묵을 그저 내 언어로 메꾸려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사유를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후에 저자처럼 좋은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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