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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Apr 03. 2021

오늘이라는 무대

[오늘이 무대 지금의 노래]_티키틱

"우리는 (숨기곤 해) 언제나 (내 다짐은)

변해가지 (꿈은 날 두고) 빠르게 (도망가네)

한눈팔면 (막다른 길일까) 

언제나 (내 다짐은)

앞서가니까 (쉬고 싶어도)

한 걸음 더 

(한 걸음 더)"


-<롱 테이크> 중


https://youtu.be/DNv5oaN405c

<롱테이크>-티키틱 채널

티키틱 책이 나왔다!!!!

솔직히 말해서, 팬심에 구매했다.

'악동뮤지션 찬혁'의 책에 이어서 두 번째로 구매한 팬심용 서적이랄까.

(<물만난물고기> 리뷰 참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이라면,

제이슨 므라즈, 아이유, 악동뮤지션. 그리고 티키틱.


이들의 신곡이 나올 때면,

암기할 때까지 반복해서 듣고는 한다.


그들의 공통된 특징은,

대부분의 앨범을 본인들 스스로가 작사/작곡한다는 것.

자신들의 직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마구마구 느껴진다는 것.


제이슨 므라즈 콘서트를 처음 갔을 때 느꼈던 점이 그러했다.

'와, 저 사람, 무대를 진짜 즐긴다.'


그리고 오늘 이 책이 그랬다.

'이 사람들, 자신들의 일에 진심이구나.'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은,

그 즐거움과 진심이 주위 사람에게까지 느껴진다.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존경한다.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세진'배우님의 파트를 읽으면서, 괜히 코끝이 시큰했다.



(※빠짐없이 공유하고 싶어서

처음으로 1.5 페이지를 통으로 공유합니다.

문제시 수정하겠습니다. 알려주세요!※)


꿈을 포기했을 때 겪게 되는 몇 가지 증상이 있다.
슬픔과 아쉬움으로 시작되는, 너무도 예상 가능한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미련을 감추기 위해 뇌가 스스로 속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추한 모습이다. '그래, 영화는 눈으로 보라고 있는 거야, 직접 출연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 같은 소리를 하면서 정신 승리를 시도하지만, 자꾸만 튀어나오는 미련 때문에 막상 눈으로 보는 일조차 멀리하게 되는 식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다른 길 안에서 그 꿈의 조각을 찾아내려 한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택배 상하차와 에어컨 실외기 설치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이었다. '여기서의 경험을 토대로 영감을 받아서 언젠가 연기에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미련이 없다면 당연히 기약 또한 없었어야 할 그 '언젠가'를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꿈을 포기하면서, 나의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이런 선택을 했다. 연기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대신에 영상을 만드는 회사에 들어가기로 말이다. '연기자 따위나 꿈꾸는 딴따라들, 내 안정적인 월급을 보고 배나 실컷 아프라지!' 같은 삐뚤어진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월급은 그다지 안정적인 편이 아니었으며 나는 중간중간 Project SH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콜!'하고 기꺼이 출연했다. 꿈을 포기했다고 생각했으면서도 감정은 이토록 변화무쌍하다.


인터넷 광고를 연출하고 편집하는 일은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다만 단 한 가지 단점은 내가 꿈꾸던 그 일을  어떻게든 하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때부터 나의 뇌는 미련을 감출지 말지 갈피를 못 잡기 시작했다. 내가 연출을 맡은 광고에서 제작비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을 때면 자발적으로 엑스트라를 자처했는데, 크게 넘어지거나 케이크에 얼굴을 파묻는 뒷모습을 대타로 촬영할 때면 '출연료가 많이 드는 장면을 내가 공짜로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한때나마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내 꿈을 제일 먼저 나서서 짓밟고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중략)


신혁이의 제안을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후 마음속에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크게 자리 잡았음을 느꼈다. 아무리 힘든 촬영을 하고 밤새 편집을 해도 마냥 기쁘고 즐거운 나날이었으며, 누구를 만나든 아직 이름도 정해지지 않은 우리 팀을 자랑하고 싶어 죽겠는 나날들이었다. 사실상 축하파티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첫 영상이 올라온 이후 전화를 걸어준 이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말이지만 나는 축하파티가 따로 필요 없다.

 


누군들 그러지 않았을까.

특히 예체능계 꿈나무였던 사람들이라면 이런 경험들이 다들 있었으리라.

아나운서 세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리를 확실히 잡은 프리랜서 아나운서이거나,

누구든지 이름만 들으면 아는 공중파 3사의 정규직 아나운서가 아니라면

만날 때마다 인생 고민하듯 대화 주제는 비슷하다.


"우리도 결혼할 나인데, 일반 회사라도 들어가는 게 나으려나."

"언제까지 일이 들어올 것도 아닐 테고..."


그러면서 이렇게 외친다.


"그래도 방송이 좋은데..."


보수가 어떻게 되고, 촬영 시간이 아무리 길어져도,

촬영이 재밌고, 방송이 즐겁다.

그래서 또다시 이 일을 한다.


물론, 이렇게 묻는(질책..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언제까지 꿈만 꿀 거냐고. 안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래서 가끔은 샛길로 새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 맴돌기도 한다.

그런데 결국은 돌아온다.


그런 사람이라서 이 뮤지션들을 좋아하나 보다.



" 오늘의 무대가 막을 내리면 잠깐 딴 길로 새자,

흥얼거리다 가자.

어쩌면 모두가 비슷할 거야.

아쉬움은 두고 다음 노래로.

해가 뜨면, 그래, 다음 장으로. "


_<오늘의 노래> 중


https://youtu.be/DC1anISl_Aw

<오늘의 노래> 티키틱 채널


과거에만 매몰되어 있어도,

미래만 꿈꾸며 몽상하고 있어도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현재라는 오늘에 충실할 필요가 있으며,

되새김하는 '딴 길'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또다시 찾아오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으니.




☆ 개인 평: 티키틱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들의 꿈에 진심인 사람들. 언젠가 제대로 마주앉아 이 멋진 멤버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날이 오게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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