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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Jul 14. 2019

01. 고독 저항 사회, 고독 순응 사회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_김정운

자기 계발서? 심리학 서적?

정확한 장르는 규정하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진지한가 싶으면 가볍고, 가벼운가 싶으면 또다시 진지해져 있는 책이다. '이 교수, 누군지 몰라도 참 4차원 5차원도 아니고 대략... 6차원쯤 되겠네....' 하면서 페이지를 또 한 장 넘겼다. 


고독


첫 장부터 세다. '고독'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드러낸다.

일본이 '고독 순응 사회'인 반면 우리나라는 '고독 저항 사회'라고 한다. 일본을 찬양한다기보다는 일찌감치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나라를 대표해서 일본을 들었던 셈이다. 오래 사는 나라에서 고독은 당연한 것이며, 혼자 무언가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고독'은 아직 불편하다고 얘기한다. 낯선 단어라고 얘기한다. 여전히 절대 외로워 보여서는 안 되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의 고령화 속도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인데 말이다. 그는 우리가 그토록 바쁜 이유는 고독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 '고독 저항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950년대 한국 남자의 평균 수명은 불과 51.1세, 여자는 53.7세였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근거해  보면, 남자는 78세, 여자는 85세가 평균 기대수명이라고 한다. 


배후 공간


미국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 1922-1982)은 현대 심리학에서 전제하고 있는 일관되고 통일된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인간에게는 '여러 자아'가 제각기 다르게 구성된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때 무대 위의 여러 자아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상대화 할 수 있는 무대 위의 공간이 필수적이다. 즉, 분장을 하고 분장을 지우는 '배후 공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수용소나 정신병원의 삶이 소통스러운 진짜 이유는 무대 뒤, 즉 배후 공간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나치하에서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아동심리학자 베텔하임은 수용소 생활의 가장 큰 고통으로 '배후 공간의 부재'를 든다.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수용소의 삶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은 대부분 죽어나갔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의 배후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곳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존엄을 찾고 또다시 사회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위에서 말한 '고독'과 연계된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자신만을 위한 고독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스스로를 위한 충전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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