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 미소가 좋아서_정믿음
마음이 너무 간절해지는 때가 있다.
과거의 어느 때, 나는 너무 간절해서 이 책을 구매했더랬다.
그리고 오늘, 다시금 간절해진 마음 앞에 이 책을 펼쳐 읽어보았다.
배울 점이 참 많았던 책.
이러한 단어들의 어원들을 볼 때면 참 재밌다. 실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참 와 닿기는 한다. '땀'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언론홍보학과에 편입했고,
대세에 따라 그 비싼 학원에도 등록했다.
아나운서라는 꿈에 있어서 제일 먼저 넘어야 할 장벽은 다름 아닌 발음이었다.
시옷 발음도, 리을 발음도 되질 않았고,
말 속도도 너무 빨라서 '랩 좀 하지 마!'라는 말을 듣기가 일쑤였다.
발음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냥 가장 기초였는데.
여행이라.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 (물론 이 작가는 진짜 여행을 다녀온 거지만.)
미래의 나는 지금의 이 시간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게 될까.
겨우겨우 발음이 남들과 비슷할 수준에 오르니 외모가 문제란다.
그다음은 스피치가 너무 딱딱하다고 했었나..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었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었다.
지원할 수 있는 곳에 원서를 접수하고, 연습을 하고.
영상을 찍고, 연습을 하고.
또다시 연습을 하고.
'가장 용기가 필요한 시기는 역설적으로 가장 두려움이 밀려오는 시기'라는 말은 정말 와 닿았다.
그런 아찔함에 중독되는 사람들도 많기에. 그때의 파도를 잘 타는 사람들이 승리자가 된다고 믿는다.
서핑을 배워야 하는 건가.
사람들은 너무 힘들고 지칠 때, '여행가고싶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나도 오늘, 여행을 간다.
여행 갈 곳이 있음에 감사하고, 그럴 여유는 된다는 것에 감사한다.
함께 해 줄 사람이 있음에 감사한다.
쓰면서, 그리고 여행을 떠나면서 생각을 바꿨다.
실무면접을 앞두고 너무도 부담스러웠던 그 마음을.
면접 볼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하기로 했다.
기쁜 마음으로 가야겠다.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오랜만에 외할머니, 외가 식구들과 함께 식사하고 온다고 생각해야겠다.
꿈을 향한 과정.
그 과정 중에 이제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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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하고 있는 스터디는 다들 이 꿈을 꾼 지 오래된 아이들이다.
현재 방송 일을 하고 있거나, 혹은 했었거나.
현직이 아닌 아이들의 경우는 보통 더 큰 방송사를 노리면서 그만둔 경우다.
같은 방송사일지라도 프리랜서이거나 계약직이어서 그만두기도 한다.
대략 반년 안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지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1년이 넘어가면 슬슬 이탈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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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시기를 참고 이겨낸 아이들이, 가까스로 목표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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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동생의 감격스러운 합격 소식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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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역시 존버는 승리하나 봐요.."
마음을 조금 가볍게 먹기로 했다.
너무 무거운 마음은 여행길을 힘들게 만들 뿐이니까.
단단한 사람이 된다는 건 결코 곁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이 된다는 것이 아니기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그렇게 실력을 쌓아나가기.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