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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꿈을 좇고, 누군가의 꿈이 되는 것.

당신의 그 미소가 좋아서_정믿음

마음이 너무 간절해지는 때가 있다.

과거의 어느 때, 나는 너무 간절해서 이 책을 구매했더랬다.

그리고 오늘, 다시금 간절해진 마음 앞에 이 책을 펼쳐 읽어보았다.

배울 점이 참 많았던 책.



1.

'땀'의 어원은 '따다'에서 왔다는 말이 있다.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고된 노력, 즉 '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단어들의 어원들을 볼 때면 참 재밌다. 실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참 와 닿기는 한다. '땀'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언론홍보학과에 편입했고,

대세에 따라 그 비싼 학원에도 등록했다.


아나운서라는 꿈에 있어서 제일 먼저 넘어야 할 장벽은 다름 아닌 발음이었다.

시옷 발음도, 리을 발음도 되질 않았고,

말 속도도 너무 빨라서 '랩 좀 하지 마!'라는 말을 듣기가 일쑤였다.

발음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냥 가장 기초였는데.

여전히 아침마다 연습하는 시옷 원고....내 혀는 타고나지 못했다.


2.
보이지 않는 조연의 순간들이 모여 빛나는 주인공의 시간을 만든다.
여행이 돈과 시간만 날려버린 허무한 순간 같을 지라도,
미래의 나를 다질 조연의 순간이라고 믿는다.


여행이라.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 (물론 이 작가는 진짜 여행을 다녀온 거지만.)

미래의 나는 지금의 이 시간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게 될까.

겨우겨우 발음이 남들과 비슷할 수준에 오르니 외모가 문제란다.

그다음은 스피치가 너무 딱딱하다고 했었나..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었나..


3.

우선 내가 만족하는 요리를 할 것.
그리고 더 나은 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었다.

지원할 수 있는 곳에 원서를 접수하고, 연습을 하고.

영상을 찍고, 연습을 하고.

또다시 연습을 하고.


4.

여행을 포함한 모든 것의 시작은 불완전함.
가장 용기가 필요한 시기는

역설적으로 가장 두려움이 밀려오는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여행의 설렘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하던 시기에

날 것 그대로의 것을 보았다.


'가장 용기가 필요한 시기는 역설적으로 가장 두려움이 밀려오는 시기'라는 말은 정말 와 닿았다.

그런 아찔함에 중독되는 사람들도 많기에. 그때의 파도를 잘 타는 사람들이 승리자가 된다고 믿는다.

서핑을 배워야 하는 건가.


5.

시련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거야.

나무 그늘의 응원과 햇살의 보듬어줌을.
당장은 느려 보여도 조급해하지 말자.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걷자.
행복을 주려면 나부터 행복해야지.


사람들은 너무 힘들고 지칠 때, '여행가고싶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나도 오늘, 여행을 간다.

여행 갈 곳이 있음에 감사하고, 그럴 여유는 된다는 것에 감사한다.

함께 해 줄 사람이 있음에 감사한다.


6.

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진다면 그 도전에는 가치가 없을 것이다.
실패가 대다수이기에 성공은 더 빛나게 된다.

넘어지고 쓰러지며 부족한 나를 자책하기도 하는 여정,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
"여정이 곧 보상이다"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성공 여하의 관계없이 떠나왔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고 보상인 것이다.


쓰면서, 그리고 여행을 떠나면서 생각을 바꿨다.

실무면접을 앞두고 너무도 부담스러웠던 그 마음을.

면접 볼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하기로 했다.

기쁜 마음으로 가야겠다.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오랜만에 외할머니, 외가 식구들과 함께 식사하고 온다고 생각해야겠다.


7.

사서 고생하려고 하는 것 그게 인간인 것 같아요.

동물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지만

인간은 그것을 깊은 맛으로 바꾸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꿈을 향한 이 과정을 가벼이 삼키지 않고 깊은 맛으로 바꿀 수 있는 그런 요리사.

삶이 익숙해지고 굳어지는 것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


꿈을 향한 과정.

그 과정 중에 이제는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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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하고 있는 스터디는 다들 이 꿈을 꾼 지 오래된 아이들이다.

현재 방송 일을 하고 있거나, 혹은 했었거나.

현직이 아닌 아이들의 경우는 보통 더 큰 방송사를 노리면서 그만둔 경우다.

같은 방송사일지라도 프리랜서이거나 계약직이어서 그만두기도 한다.

대략 반년 안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지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1년이 넘어가면 슬슬 이탈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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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시기를 참고 이겨낸 아이들이, 가까스로 목표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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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동생의 감격스러운 합격 소식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연락.

.

"언니, 역시 존버는 승리하나 봐요.."



8.

"하나님 저의 때는 도대체 언제인가요. 언제까지 헤매기만 해야 하나요."
분명 자신만의 때가 있다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은 희망을 절망으로 바꾼다.

내 기억 속에 소중한 추억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여행이라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은 그 모든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벼랑 끝에 몰렸다.

카운터 어택 한 망 맞으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절박한 마음이었다.


'멋있다, 부럽다'라는 소리를 듣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1초의 부럽다를 위해 남들이 모르는 1년 혹은 수년의 세월이 고난 속에 소모된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보는 일 그리고 그것을 위해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행하며 결국 이뤄내는 것.

결국 실력이 있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알맹이가 없는 허세는 끝이 보였다.

단단한 사람이 되자.

열정만 봐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자.

변화를 위한 통증은 당연한 것이다.


마음을 조금 가볍게 먹기로 했다.

너무 무거운 마음은 여행길을 힘들게 만들 뿐이니까.

단단한 사람이 된다는 건 결코 곁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이 된다는 것이 아니기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그렇게 실력을 쌓아나가기.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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