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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Mar 15. 2020

코로나 블루; 당신의 일자리는 안녕하신가요.

소설 <페스트>_알베르 까뮈

코로나 블루: 코로나 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로, 전염병 전파에 따른 사회활동 위축 등으로 인한 우울감을 이르는 용어

코로나 19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코로나 19만큼이나 새로운 마음의 감기인 '코로나 블루'가 아닐까 싶을 정도. 그중에도 더 큰 '코로나 블루'를 맞이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수입'에 타격을 입은 사람들일 것이다.


최근 한 기사에는 1일 아르바이트에 지원하는 2-30대 청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내용이 실렸다. 문화센터 강사, 헬스장 트레이너 등 계약직/프리랜서 청년들의 수입이 갑자기 끊기면서, 대부분이 단기 아르바이트에 내몰리고 만 것이다.


이들에게는 코로나 19보다 갑자기 사라진 수입이 더 무섭다. TV와 신문에서는 염 위험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부르면 어디든지 나가야 한다.




소설 <페스트>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위생 직원과 묘 파는 인부들이 페스트로 많이 죽었다. 아무리 조심을 해도, 어느 날엔가 전염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가장 놀라운 것은 질병의 전 기간을 통해서 그런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인력은 결코 모자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p.240


페스트는 모든 경제생활을 파괴했고, 그 결과 엄청난 숫자의 실업자를 내게 되었던 것이다.
(중략) 그 시기부터는 사실 곤궁이 공포보다 더 절박하다는 사실을 늘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위험성의 정도에 따라서 보수를 지불하게 마련이고 보니 그 점은 더욱 명백해졌다. 보건과에서는 취업 희망자의 리스트를 마련해놓을 수가 있었고, 그래서 어디서 결원이 생기기만 하면 그 리스트의 첫머리에 올라 있는 사람에게 통지를 하고는 했는데, 그 사람들은 그 사이에 자기 자신들이 결원되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출두하기 마련이었다. -p.240-241

수입이 줄어들고 이에 절박해진 사람들은, 염될 가능성이 높은 일일 지라도 나서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인들 그렇지 않을까. 위험수당을 더해 보수를 올리고, 관련 단기 아르바이트를 사이트에 올린다면, 너도나도 하려고 들지 않을까.


해당 소설이 쓰인 것은 1940년대.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여전히 비슷한 불행이 펼쳐지고 있다는 게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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