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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Oct 20. 2020

중독되어있나요, 중독시키고 있나요?

중독의 시대_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

01. 중독


중독:  
1.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해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2.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3.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_표준국어대사전


개인과 사회에 모두 해로운 일시적 쾌락을
강박적으로 추구하면서 후회한다는 점에서
이런 행동은 중독으로 보인다.

p. 8



우리는 알고 있음에도 자주 무언가에 중독된다.

혹은 중독시키고자 한다. 


특히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독'은 매우 필요한 시스템이다.


자신들의 판매품으로 유인하기 위함이고,

떠날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는
담배를 '사치의 덫(luxury trap)'이라 명명했다.

그는
"역사의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이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사치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다음에는 거기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라고 말했다.

p.41


"일단 사치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다음에는 거기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



판매자들중독의 위험성을 안다.

문에 자신 주변인들은 거리를 두도록 한다.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는
"집에서 아이들의 디지털 사용량을 제한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기술기업의 임직원과 공학자들도
자녀들에게 디지털 사용 시간을 제한했다.

p. 353-354


이런 점에서 챔피언은
초고층 카지노 메가리조트를 구상했던 건축가 마틴 스턴이다. (중략)
그는 자신이 교묘하게 배치한 테이블 게임과 슬롯머신은
관광객과 인생의 패자들을 위한 '멍청한'오락거리라 여겼다.

p. 354


그들은 사업을 위해 이용할 뿐이다.

자녀들도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기업들은

사람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자극시켜 그들의 상품을 판매하고, 

구매자들을 중독시킨다.


그렇다면,

어떤 이들이 쉽게 중독되는 것일까?

어떻게 해방이 되는 것일까?






02.  쾌락


쾌락:
1. 우리가 좋거나 바람직하다고 느끼는 것을 경험하거나 기대할 때 유발되는 상태나 감각
2. 행복한 만족감이나 즐거움
3. 기쁨과 욕구의 충족
4. "고통"의 반의어.

_옥스퍼드 영어 사전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우리는 면접 볼 때,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아름다운 미소를 장착한다.


쾌락 자원들 또한 그렇다.

매력적인 미소를 장착하고 뉴런에 좋은 첫인상을 남긴다.


한번 

뇌에서 

보상이 크다고 인식하면 

사람들은 그 행동을 반복한다. 


그 행동이 즐겁거나 유익한 단계를 지났음에도,

혹은 해롭다고 인지를 했음에도 말이다.


이것이 중독 단계다.



"중독은 기억이고 반사적 반응이다.
중독은 자기에게 해로운 어떤 대상으로 자기 뇌를 훈련시키는 것"
-정신과 의사 찰스 P. 오브라이언


연구자들은
중독에 더욱 취약하게 되는
공통적인 위험 요인을 발견했다.

그 요인은
유전자 변이와 스트레스, 사회적 실패,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받은
학대나 방관 같은 생활환경이다.

p. 17


다시 말해서,

사회적,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일수록

쾌락 자원들로부터 쉽게 위안을 느낀다.

더 쉽게 중독된다.


해방감, 위안감, 쾌감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서

'계획적 중독'의 시대를 열었다.


"대량 중독"을 가능하게 하는 5대 요소:

1. 익명성
2. 접근성
3. 가격 적절성
4. 광고(마케팅)
5. 아노미(사회적 무질서)


시골보다는 도심에서

중독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그 이유가 도심의 익명성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세계화,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이제는 어디에서나 다양한 광고를 볼 수 있고,

유혹적인 것들에 접근하기가 쉬워졌으며,

그곳에는 사회적 무질서를 부추기는 익명의 환경이 형성되었다.


1640년대 중국에서 담배 흡연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첼레비는 1656년에 담배가
지구 상에 인간이 거주 가능한 모든 지역으로 전파되었다고 보고했다.

인정하건대
흡연만큼 빠르고 반복적인 형태로
뇌에 쾌락적 보상을 주는 행위도 드물다.

하지만 타이밍도 한몫했다.
1640년대와 1650년대는
초기 근대 세계사에서 최악의 시기 중에서도 최악인 20년으로 평가된다.

역사가들이 17세기의 총체적 위기라고 부르는
페스트, 기아, 혹한, 인플레이션,
폭동, 반란, 전쟁, 약탈, 강간 등
대혼란의 호러 쇼가 펼쳐졌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p. 124


1917년부터 1919년 사이에 중국에서 찍힌 사진. 죽 배급을 받고 있는 꼬마 아이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당시 흡연은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위안'이었다고. (p. 125)

쾌락 자원에서 위안감과 해방감을 맛본 이들은

누구보다 쉽게 중독된다.


특히 현재 처한 상황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더욱 쉽게 빠져든다.


그곳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렵다.

 

대안을 찾기 전까지는 

쉽게 나올 수 없다.





03. 중독되던지, 중독시키던지.


"담배를 더 피우고 설탕은 덜 먹으세요."

20세기 중엽의 담배 브랜드 럭키 스트라이크는
자사의 담배가 단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날씬해지는 제품이라고 광고했다.

빅 슈가도 다른 사업을 손가락질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빅 슈가의 동업조합은
 심장병의 원인에서 설탕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연구에
조용히 자금을 지원하면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악당이라고 몰아붙였다.

p. 384


'그들 대신 나 Me-not-them'
는 여전히 인기 있는 게임이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전자담배를 피워보라.
고통을 줄이려면 오피오이드 대신 대마초를 피워라. (중략)

카지노들은 도박자들에게
"책임감 있게 게임하라"라고 촉구한다.
이는 주류업계가
주의를 돌리고 책임을 떠넘기려고
사용했던 전형적인 홍보 전략인
"책임감 있게 술을 마시라"와 똑같은 술책이다.

p. 384-385



"담배를 더 피우고 설탕은 덜 먹으세요."


"책임감 있게 게임하라"


"책임감 있게 술을 마시라"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마케팅들은 흥미롭게 들렸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마케팅이기 때문. 


최근, 재밌게 보는 드라마가 있다. 


<Emily In Paris>


미국 마케팅 회사 여성이 프랑스에 와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

 

2020년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이지만, 

여전히 책 속의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Emily in Paris> SEASON 1 - ep.1


미국 여성(Emily): 

시카고 피자와 그의 중독으로 인해 

미국인들 대다수가 비만이 된 것은 인정하나, 

그 질병에 대한 약을 만들고 있으니 괜찮다고 본다


프랑스 남자: 

아예 그 피자를 끊으면 되는 게 아니겠냐.


그러자 


프랑스 여성:

'그럼 돈이 안되죠'


라며 말을 끊는다. 


그렇지, 


정부에게도 기업에게도 어느 쪽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겠지. 

어찌 됐든 돈도 벌어야겠고, 이미지도 챙겨야겠으니.


 <Emily in Paris> SEASON 1 - ep.1

물론, 

이렇게 말하고 있는 프랑스 남자와 여자는 

드라마 중, 사내에서 내내 담배를 물고 있는 흡연 중독자다. 


이유도 매우 비논리적인, 

'흡연은 즐겁잖아요.'라니. 




저자는, 중독자들의 증가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치료, 과세, 규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이 모든 것이 기업과 정부의 마케팅이고, 그것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중요할 터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알면서도 마실 것이고 

알면서도 먹을 것이고 

알면서도 피우게 되지 않을까. 

이미 맛을 알아버린 뇌가 본능적으로 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보다는 

또 다른 보상책 찾아야 하지 않을까. 


사람은 어떨까?

취미활동이나 운동을 통해 만나도 좋다.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 위로가 되고,

서로의 탈출구 같은 것이 되어준다면, 

더 이상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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