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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Nov 14. 2020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대통령이 사라졌다_빌 클린턴/제임스 페터슨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희곡 <헨리 4세>에서 남긴 말이다.

왕관을 쓴 자는 명예와 권력을 가지지만

그만큼 견뎌내야 하는 책임감이 있고, 위태로움이 있다.




나는 뒤로 살짝 물러나 딸의 얼굴에서 눈물을 훔쳐내준다.
나를 쳐다보는 아이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레이첼(아내)을 닮아 있다.
"이제 아빠는 가서 대통령 노릇을 해야 해."

p.242

    


한 나라의 대표가 되어 많은 국민들을 책임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한 집안의 '아빠'이고, '남편'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그가 느꼈을 어려움이 조금이나마 전해져 온다.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죠?"
"당신이 대통령이 됐으니까요."

지금껏 들어 본 적 없는 생소한 목소리다. (중략)

"난 마이크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르고 욕 한마디 툭 내뱉었다가 정치 인생이 끝나 버렸는데
당신은 대통령이 됐잖아요."

미처 상상치도 못했던 일이다.
그녀 마음속에 부러움과 억울함, 비통함이 차곡차곡 쌓여 왔을 줄이야.

대통령에 출마하고, 또 대통령으로 살아가는 것.
나 외의 그 무엇에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치열한 삶이다. (중략)
물론 우리는 예전처럼 잘 지냈고, 서로의 가족과도 친분을 쌓아 나갔다.
하지만 그녀가 이런 마음을 품어왔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중략)

나는 그녀가 우리가 함께해 온 멋진 일들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가 새로운 도전과 막중한 사명을 즐기고,
그것으로부터 성취감을 느끼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p. 265


100% 내 편은 없다.

99% 내 편이라고 여겼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 또한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


이쯤 되면 왕관을 꼭 써야 할까 싶다.

적당한 모자 하나 집어 쓰고서는

적당히 어울리며 주위 사람들을 신뢰하며 사는 편이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물론 '행복'의 정의는 각자 다를 테지만.




"행복한 척해"
그들은 말한다. 행복은 감시받고 있을 때 내보일 수 있는 최적의 감정이다. 미소 짓고 만족스러워하고 기뻐하는 이들은 불필요한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누구도 환히 웃거나 시시덕거리는 사람들을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

p.41


감정도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된다.

차라리 언제나 행복한 척하는 편이 낫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어쩌면 '대통령'이라는 직업은 사회생활의 정점이겠다는 것.


감정 컨트롤/ 주위 사람 신뢰 여부/ 일과 가정에 대한 모든 책임.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성인들이 견뎌야만 하고 고민해야만 하는 주제들이 아닐까.


사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각자가 만든 왕관을 염원하지 않던가.

자신의 직군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스스로가 만든 왕관을 쓰기 위해서라도

그 무게를 견딜 근력 정도는 키워야 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마치 왕 자리를 경험하는 다모클레스가 된 듯했다.

그래서일까, 소설 속의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다모클레스가 천장 위의 바늘을 발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p.s. 해당 소설은 드라마와 영화로 각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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