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5
by 서하
어미새는
하루 종일 조용히 앉아
아직 울지 않는 생명을
가만히 품습니다.
작은 알,
깨지지 않은 고요 속에
숨결도 미약한 나는
아주 선명히 살아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어미의 깃은 나를 덮고
깊은 기다림으로
나를 덥힙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만져지지 않아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따뜻함 안에서
내가 자라고 있다는 걸.
내가 깨어날 그날까지
당신은
세상의 모든 불안을 막아 내며
나를 품고 계시겠지요.
그러니 지금
말없이 쉴 수 있습니다.
당신이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아니까요.
✥ 모티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요한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