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6
by 서하
흔들리지 않는 것은
소리 내지 않는다
바람은 가지를 흔들어도
그 아래 뿌리는 아무 말이 없다
깊은 땅속 어딘가
말없이 솟는 샘 하나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해도
매일 자신을 덜어내며 살아간다
나를 지킨 것은
말보다
말없이 지켜낸 고요
세상은 크고 빠르고 시끄럽지만
나는 그 고요에 기대어 서 있었다
흔들릴수록 나는 안다
단단한 평화는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 모티브: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요한 14.27)
흔들릴수록 더 깊은 데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이 시는 소란한 세상 속에서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자신을 지켜낸 평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 아래 말없는 뿌리,
드러나지 않지만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처럼,
참된 평화는 드러남보다 존재의 깊이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남기신 평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른 내면에서 솟는 평화를 묵상하게 하는 시.
부활 5주간의 고요한 응답으로,
오늘 흔들리는 나에게 주는 위로의 시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