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손위생과 개인보호구

- 에피소드 03. 두 손 사이의 거리

by 서하

에피소드 03. 두 손 사이의 거리

교육은 누군가의 습관 사이로 조용히 들어가 머무는 일이다.


“아휴, 간호사님. 또 손 씻으라고요?”

중환자실 회의 끝, 퇴근 준비를 하던 선생님 한 분이 웃으며 말했다.

“진짜 매일 씻는데 또 교육이에요?”

나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네, 또예요. 이번엔 시뮬레이션도 넣고 퀴즈도 있어요.”

배경_3.png

내가 처음 손 위생 교육을 맡았을 때, 솔직히 너무 의욕이 넘쳤다.

포스터도 만들고, 퀴즈도 준비하고, 시뮬레이션도 넣었다.

‘이 정도면 감동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자료를 출력했다.

하지만 막상 교육이 시작되자 반응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어떤 선생님은 손에 핸드크림을 바르고 있었고,

어떤 분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질문을 해도 고개를 숙이고,

분위기는 조용히 흘러갔다.


교육을 마치고 나서 나는 혼자 감염관리실로 돌아와 괜히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내가 너무 일방적이었나?’

‘이건 그들의 일상인데, 나는 그냥 ‘정답’을 들이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날 밤, 나는 그동안의 교육자료를 다시 꺼내어 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지적’이 아니라 ‘공감’으로,

‘가르침’이 아니라 ‘함께 기억하기’로 바꾸기로 했다.


그다음 교육 시간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들, 손 위생 안 하신다고 뭐라 하려고 온 거 아니에요.

매일 얼마나 바쁘신지 저도 알아요.

그래도 우리 환자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해

다시 한번 손 위생, 같이 짚어보면 좋겠어요.”


그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 작은 변화가, 내게는 참 크게 느껴졌다.


그 후로 나는 손 위생 교육을 ‘습관을 나누는 대화’처럼 준비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복도에서 마주친 선생님이 내게 속삭이듯 말했다.

“요즘은 손 씻을 때마다 감염관리실 생각나요. 그때 교육 좋았어요.”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웃었다.

아, 내가 전하고 싶었던 건 바로 이거였구나.


교육은 결국 ‘습관’과 ‘습관’ 사이의 거리로 다가가는 일.

그 사이에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보는 것.

감염관리의 첫걸음은, 그렇게 시작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3 연간 계획 수립 및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