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고 살지 말자

#032

by 서하

숨죽이고 살지 말자


by 서하


한참을 걸었다.
사막 같은 하루,
빛을 닮은 건조함 속에서
나는 점점 작아졌다.


말을 해도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 느낌,
마음의 문이 바람 앞에 닫혀 버린 날.


누군가 조용히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괜찮아,
나는 네가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그 말 한 줄기에
내 안의 먼지가 조금씩 가라앉고,
가슴 어딘가에서
다시 바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숨죽이며 살지 말자.


모티브: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기 때문이다. (요한 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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