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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Jun 26. 2017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


어릴 때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반짝이는 순간들 역시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 하늘에 무수히 빛나던 별도 그런 순간들 중 하나다.


모기를 쫓기 위해 잡풀을 베어다가 향을 피우고, 대나무를 얼기설기 짜서 만든 평상에 앉아 수박을 쪼개 먹던 여름밤의 기억.


이웃집의 수박 농사 품앗이를 하고 받아온 몇 덩어리의 수박을 쪼개 먹던 그 단맛과 청아한 여름밤의 시원함.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모기를 쫓기 위해 피운 불의 연기가 눈을 맵게 만들어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풀벌레 소리, 외양간에 소 울음소리... 그리고 하늘에 무수히 뜬 무수한 별들을 잊을 수가 없다.


연기 사이로 빨갛게 타버린 얼굴로 형들과 누이 얼굴 보이고, 우린 서로 말없이 서로의 알굴과 별을 바라보며 수박을 먹었다.


이따금 지나친다는 별똥별을 누구보다 먼저 찾아 소원을 빌겠다며 오랜 시간 하늘을 쳐다보았다.

별똥별을 찾으면 꼭 서울서 엄마 아빠에게 전화가 오게 해달라고 빌겠다던 유년 시절.


이따금 도시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런 소원을 별에게 빌던 때를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힘들었던 유년시절이지만 그런 순간들이 떠오를 때마다 그나마 다행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더 이상 보이지 않는 하늘 위로 여전히 별은 가득 떠오를 테고, 그곳에 여전히 은하수 가로질러 별똥별 흐르는 계절이 이어지고 있겠지. 여전히 그립고 아름다운 인상적인 풍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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