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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Feb 20. 2018

내면과 외부를 밝히는 빛

내 안의 등불

내면과 외부를 밝히는 빛


무엇을 간절히 바랄 때마다 내면의 어딘가에 등불이 하나 켜진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바램들이 몇 개의 등불이 되어 나를 빛나게 하고 있는 것일까. 


세상은 나에게 이러면 안 됐어. 어쩌면 나에게만 이다지도 가혹한지...


유년시절 늘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 

무엇을 제대로 하지도 않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이 어련히 알아서 나를 빛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던 모양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바램 하나. 바램 하나를 등불처럼 의지해가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시간이 지나 자라나며 수천 개의 상처를 스스로의 몸에 새겨갔다. 

비참한 일상 위로 작은 희망들을 핥아가며 살아가던 20대.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과 돈을 벌고 싶다는 몇 개의 바램을 담아 내 안에 몇 개의 등불을 더 밝혔지만,

그럼에도 첨예한 일상 위로 몸 누일 곳 하나 없어 매일같이 슬픔에 잠식되는 삶을 이어갈 뿐이었다.





더 이상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내려놓고 낮은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삶을 시작하자.


그런 생각을 갖게 된 30대가 되어서야 작고 소박한 바램들도 빛을 밝히기 시작했다.


많이 웃고 싶다. 

더 나은 생각을 하고 싶다..

그림을 더 그리고 싶다.

글을 쓰고 싶다. 

이대로 죽고 싶지 않다.

건강해지고 싶다.

착한 삶을 살고 싶다.

진실된 삶을 살고 싶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비한 작은 불빛들이지만 그것들이 모여 조금이라도 밝힐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과 그로 인해 살아있었다는 흔적을 어디라도 남기고 싶었다. 누군가 손가락질할지도 모르지만 여태껏 꿈꿔오며 켜둔 내 안의 빛들이 헛되지 않았던 삶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세상에 던져져 잉여로운 삶을 기생하듯 살아가던 지난날을 딛고, 나 역시 어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라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올해 단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비참하고 첨예했던 지난날을 딛고 나를 위해 밝힌 바람들이 모여
조금이나마 세상을 밝힐 한 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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