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 제주아트센터 기획전 '제주해녀'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사진을 보았고, 귀한 도록도 얻어왔죠.
오래 전의 해녀 모습부터 최근의 해녀의 모습까지를 담아낸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익히 잘 알고 있던 모습에서부터 잘 몰랐던 해녀의 물질 모습까지 새롭게 발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사진이 부족한 느낌도 들었고요. 생각보다 규모가 크진 않아 한 바퀴 도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았거든요.
그중 특히 한 장의 사진이 깊게 남아 그림으로 그려두었습니다.
(참고한 사진은 고길홍 작가님의 '성산리 우뭇개 해녀들의 모습' 사진입니다.)
물론 사진을 그대로 모사할 수는 없었고, 제가 사진을 보며 느낀 지점들을 표현하는데 집중했어요.
미술 수업을 받으러 오시는 분 중에 저와 동갑인 실제 해녀분이 있습니다. 신기한 느낌으로 이것저것 여쭤보기도 하는데, 매번 자기는 가장 어린 해녀라며 조심스럽게 대답을 해주곤 하죠.
사회를 살아가며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생계를 위해서는 더더욱이 그렇고요.
하지만 저는 절대로 하기 어려울 직업이라 생각했던 해녀인데, 그녀에게는 미술 수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는 제가 본인이 하기 어려운 직업이라 말하네요.
한편으로는 내가 하는 일을 나조차 쉽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모든 직업마다 그 안에 치열함이 가득한 것이고, 수만 개의 직업의 무게는 사실 그리 차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물론 그 분들의 고된 노동의 강도를 저와 비교하며 낮춰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가 그린 그림이 실제 작가분의 사진에 가장 먼 그림자에도 미치지 못할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어떤 누를 끼치진 않았길 바라며 그림을 마무리했네요. 오늘도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많은 분들 힘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