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콤포트 절반의 성공
올해는 살구나무에 열매가 덜 열렸다. 작년에는 주렁주렁 이었다면 올해는 엇. 정말 열매가 없구나- 싶을정도.
그대신 열매가 적어서 그런지, 열매의 사이즈가 훨씬 크고 탐스럽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열매를 따고, 한개를 얼른 씻어 먹어보았는데 정말 새콤달콤 작년과 맛이 다르다.
부암동 미경언니한테 사진을 보내고 물어보니 아직 너무 탱탱해보인다며, 좀 더 익혀서 잼을 만드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실온에 며칠 두었더니 약을 안친 살구라 그런지 바로 갈색멍이 든다. 씻어서 멍이 든 부분을 도려내니 안에서 통통한 벌레들이 살구를 먹고있다. 벌레와 멍든 과육 부분은 따로 담아 내일 닭들의 간식으로 주기로 하고 살구의 맛있고 신선한 과육부분만 냄비에 담았다.
살구냄비에 설탕을 부은채로 두면 물이 생긴다. 그때부터 작은불로 끓이기시작. 끓이고 또 끓이고 한소끔 식힌후 블렌더로 갈았다. 사실, 과육이 있는채로 만들고 싶었지만 실력 부족.
살구의 씁쓸달콤한 맛이 왜 안사라지나 했는데, 럼대신 꼬냑을 넣어서 (갑자기 훅 올라가는 콤포트 가격!) 마무리! 이상하리만치 맛이 달라졌다.
새로운 조합이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겠지. 내 주변의 새로운 조합은 누가 있을까, 나는 누구에게 이런 역할을 하고 있나.. 생각해본다.
몇개 없다고 생각했던 살구가 600밀리 병 두개정도의 콤포트로 만들어졌고, 이제 이 맛난것을 가을이 되기전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거다. 역시 요리는 나누어 먹는 맛인거지. 암. 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