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어 정말.
날이 더워서 창문을 죄다 열어놓고 빨래를 세번이나 했다.
다락방앞 온실에서 텅텅- 소리가 나서 올라와봤더니 참새 한마리가 바깥으로 나가고싶어서 유리에 쾅쾅 부딪히고있다.
창문이 열려있는데도 나가지를 못하고 유리 여기저기에 부딪혀서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난감했는데
더운날씨에 부딪히고 놀라서인지 부리를 벌리고 헉헉대기까지한다.
천정이 높아서 어떻게 잡을수도 없고 잘못하면 더 위험할것 같아서
야구모자를 들고 올라왔지만 역시 소용이 없었다.
참새가 포로로- 날라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안방에 물그릇을 가져다 놓았지만, 침대밑으로 들어간 참새는 다시 도망가려고 푸드덕 거릴뿐 창밖으로 날아갈순 없었다.
참새가 마침 창가의 레이스 커튼 안쪽으로 들어가서, 커튼을 이용해서 살짝 잡을수있었다.
겁나고 아프고 정신없어보이는 참새의 얼굴.
자세히 보니 머리부분을 여러번 부딪혀서인지 털이 빠지고 속살이 빨갛게 보였다.
부리가 아직은 노란 아기 참새, 얼마나 아팠을까?
참새를 조금 진정을 시킨후에 물을 먹였다.
처음엔 물인줄도 모르고 부리를 꼭 닫고있다가
물이라는걸 알고나서는 벌컥벌컥 마신다.
한참 물을 마시고나서 가만히 있는모습이 정신을 차린것 같아
참새를 쥔 손을 살짝 푸니, 포로로- 날아가는 참새.
아기참새는 오늘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괴물같은 생명체를 피해 돌아다니다가 더 부딪히고, 그러다 잡히고
괴물에게 잡혀 물을 먹고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간 하루.
다시는 아기참새에게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오래오래 우리집 근처에서 예쁜 노래를 불러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