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는것을 받아들이는 일
마흔이 지나면서 없던 생리통이 생겼다.
슬슬 조금 불편한 감이 아니라 정말 내 몸이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끔찍한 고통이어서 119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통증이었다. 지인들에게는 '나 황천 나루터 갔다왔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통증을 처음 경험하고, 그간 생리통으로 고생했다 이야기 했던 지인들의 이야기를 시큰둥하게 들었던 내가 죄스럽게 느껴졌다. 매달 진통제를 먹고 통증을 조절하는것을 배우고, 몸을 달래는법을 배웠다.
또 엄청나게 심한 두통으로 뇌신경전문병원을 찾아서 헬레이져 영화를 생각하며 이런저런 검사를 받기도 했다.
이제는 여기저기 머리카락을 들추면 아주 쨍한 흰머리가 보이기도 하고, 피곤함도 많이 느끼고 비문증이 생겨서 전에는 귀찮아서 먹지않던 영양제를 알아서 꼼꼼히 챙겨먹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늙는것은 서러운 일이라는 엄마의 말씀이 이해가 간다. 그러면서도 주변의 잘 늙고계시는 어르신들 또 잘못늙고 계신 분들을 보고 겪으며 서럽다고 막 늙으면 안되는구나.. 생각하게 된다.
마흔이란 무엇일까.
노인으로 가는 골목길. 미래가 불투명하게 느껴져 두려운 나이. 매일 점점 아줌마임을 확신하게 되는 시간.
몸이 굳어지고 없던 통증이 생기는것을 받아들여야하는 나이.
이런 나이어도 끝이 아니라 매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관리하지않으면 안되는 매일.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매일.
그래도 나이가 드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멋지게 나이드는 사람이 되려면 더더더 노력해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