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소중하고 어렵다.
방학동안 조카가 집에 와있기때문에 고양이 두마리와 조용하게 살던 내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와 세수를 했는지 확인하고, 옷을 갈아입히고 간단하게 뭔가를 먹인다. 꼬맹이는 밥먹는걸 싫어해서 어떤날은 무언가를 먹기도 하지만, 안먹겠다고 하는경우가 더 많다. 그럴땐 따뜻한 차나 우유라도 먹여야 겠단 생각이 든다.
아침공부를 시키는 동안 꼬맹이는 짜증을 내기도 하고, 문제가 너무 잘풀리면 이모! 를 외치며 신나서 자기가 문제푸는걸 자랑하기도 한다. 나에게도 아침시간은 중요하고 일에 집중해야 하는때에 이런소소한 부름이 계속 되니 사실 이번 1월 작업은 망이 확실하다.
지난 연말부터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집중도 못하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마음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오면서 분노? 짜증? 뭐라 말할수없는 스트레스가 생기기도 한다. 나의 1월은 어디로 가고있나? 나도 일이 있는데 이게 뭔가? 언니는 이런 힘든것을 나에게 턱 맡겨버린것인가!
원랜 가까이에 사시는 부모님 - 조카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잠시 이모집에 놀러오게 하자는것이 어른들의 계획이었는데, 조카가 너무나 단호하게 이모집에서 있고 싶다고 해버리는 바람에, 1월은 거의 북적북적한 집 상태로 살게 되었다.
조카가 집에 오니, 할머니도 종종 들르시게 되고, 혼자 돌보는것이 너무 힘에 겨워서 조카의 엄마, 즉 언니를 집에 오게 하다보니 집이 매일 번잡스럽고 빨래가 산더미처럼 나온다. 동네 아이들과도 이미 친해져서 뛰어놀고, 혼자서도, 고양이들과도 잘 노는 조카가 귀엽지만 어린이를 돌보면서 세상 모든 양육자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특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것이 얼마나 힘든지 제대로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도 엄마가 조카를 위해 이런저런 반찬도 해다 주시고 또 저녁밥은 할머니댁에 가서 먹고 있으니 독박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있는것이다.
회사를 다니며 어린이를 돌보는 언니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무한의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