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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Mar 28. 2020

오늘은 밭날1.

이제는 농사시즌

토요일은 밭날이다.

아침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와서 마당의 모종에 물을줬다.

목련꽃이 피고있는걸 보자니 봄이 이제 한창이란 생각이 들어 사진을 몇장 찍었다.

찍으면서도 아, 나는 사진보다 그림에 재능이 있구나.. 생각하게 된다.

수레국화와 제충국씨앗을 뿌리고 모종들이 얼마나 컸는지 살펴보니

여태 싹이 트지않아 마음을 졸이게 하던 이슬씨네 노랑토마토씨앗 하나가 떡잎을 보여준다.

사실 모종을 사다 심으면 아주 쉬울일인데도

이렇게 모종판에 씨를 넣고 매일 매일 물을 주며 기다리는 시간이 귀하게 느껴진다.

그로우백에 이탈리안 파슬리, 루꼴라, 버터헤드 상추를 흩뿌림하고

이자벨과 파게로, 엔다이브를 추가로 모종작업 했다.

마당에서 본 목련들


점심때는 다른 토요일과 다를바없이 을밀의 텃밭과 작업실 텃밭에서 여러가지 일을 했다.

일주일만에 가본 밭은 지난주보다 더 초록초록 생기가 돌았다.

을밀님이 작년에 심어둔 파들도 더 키가 컸고, 뿔시금치들은 이제 먹을수있는 만큼 커졌다.

2주전에 심었던 이자벨과 파게로는 예쁜 잎을 흔들었고,

세상에! 을밀님이 심지 않은 곳에서도 당근잎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너무 길가에 뿌리내린 당근들은 삽으로 뿌리까지 깊게파서 이사를 해주었다.

“얘들이 이사한걸 몰라야 할텐데요.” 삽으로 애들을 옮기고 있는 나를 보며 을밀님이 말했다.

아마 내가 뭔가 좀 엉성하게 하고 있어서 그랬을까?

나도 같은 생각을 하며 이사를 시켰는데 다음주에 가보면 결과를 알 수 있겠지.

을밀텃밭의 아이들, 겨우내 땅과 햇살의 에너지로 잘 커주었다.

스테비아씨앗을 얻어서 흩뿌리고 - 스테비아씨앗은 엄청 가늘고 작은 짧은 민들레 느낌이다-

지난주 작업실의 씨앗통에서 찾아낸 - 도대체 어디서 얻은지 기억이 나지않는- 갓끈동부콩을 딸기밭에 마구 뿌렸다.

뿌려놓으면 시기에 맞춰서 싹을 틔운다는 농사 선배들의 말을 믿어봐야지.


부용화 씨앗도 두군데에 뿌렸다. 하나는 지난해 부용화가 나무처럼 피었던 줄기의 근처에

또 하나는 밭 한켠에 뿌렸다. 금화규 씨앗을 추가로 뿌리려했는데 씨앗을 찾을수가 없었다.

씨앗을 잘둬야하는데, 이렇게 어디다 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으면 곤란하다.

집에서 모종을 내고 있는 금화규는 아직 떡잎상태라 텃밭으로 데리고 나갈수 없다.


차이브씨앗과 이탈리안 파슬리도 씨앗을 흩뿌림 하고 흙으로 살짝 덮었다.

이자벨과 파게로도 2차 파종했다. 결구로 맺어져야 더 예쁘게 맛나게 먹을수있는 상추이니 시기를 달리해서 심는다.

집 마당에도 열심히 모종이 크고있는데, 밭에 가보니 확실히 밭이 성장 속도가 빠르다.

역시 땅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밭일이 끝날때쯤 을밀님이 배추와 뿔시금치를 나눠주었다.

나는 나눌게 별로 없는게 항상 뭘 얻는것 같아서 미안하고 고맙다.

을밀님에게 작은 블루베리 모종을 하나 나눠주었다.

뭐라도 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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