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친구와 함께 할 일년
올해는 동네 친구 을밀과 함께 텃밭농사를 한다.
세심하고 찬찬한 농사꾼인 을밀님, 그간 봐온 그의 품성과 그의 텃밭이 닮아있었다.
작년에 텃밭에 따라갔다가 꽃과 작물이 조화롭게 자라고 있는 모습에 완전히 반해버려서 올해 옆에다가 쪼끔만 농사지으면 안되냐고 떼를쓰고, 올해부터 을밀의 텃밭 한켠에 깍두기 농사를 짓게되었다.
세심하게 돌보아서 에너지가 살아있는 밭, 벌레 한마리도 허투로 하지않는 다정스런 을밀의 밭이 너무나 예뻐서 한해동안 을밀님을 따라다니며 돌과 잡초정리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번씩 밭에 가고 있는데, 을밀님이 슬슬 일하는 것 같아도 뭔가 큰 계획을 머릿속에 그리고 진행하는게 느껴진다. 나도 따라서 밭을 스케치하고 어떤 작물을 심었는지 또 심을건지를 계획했다.
작년에 식물원 작업에 몰두하면서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했기때문에 채종도 거의 못했고, 올해는 작년에 못했던것까지 온통 하고픈 일만 가득이라 자꾸만 계획을 수정하기도 하고, 뭘 더 추가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좋은 농사친구가 있어서 든든한 마음이 든다.
텃밭이 주는 기쁨이 여러가지이지만, 든든한 친구가 생긴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모든것이 모두가 귀하고 귀하다.
올 한해가 더 풍성하고 더 찬란한 한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