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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Mar 30. 2020

오늘은 밭날2.

이제는 농사시즌

을밀텃밭에서 돌아와 잠시 쉬고난후 작업실로 향했다.

요즘 작업실텃밭에서도 다양한 작물을 키우려고 하고 있기때문에 - 작년엔 식물원 일하느라 봄이 아예 없었다 - 뭔가 좀 더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이다.

완두는 심어두긴 했지만, 다른 밭보다 늦게 시작해서 아직 싹 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집에 있던 초록이 되어버린 감자도 조각을 내서 흙에 묻어두었다. 사실 진짜 전문가들은 칼을 소독하고 재를 뭍히고 해서 이 과정을 진행하는데

가지고있던 감자로 얼른 얼른 해버렸다. 아마 주변의 농사선배들이 보면 쯧쯧 혀를 찰지도 모른다.


텃밭작업을 하는 동안은 설이를 마당에 내놓거나 닭들을 닭장에서 꺼내놓는데, 이녀석들이 자꾸만 아스파라거스의 뿌리가 있는곳을 팍팍 파대니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 마당의 그로우백에는 벌써 아스파라거스가 5개나 머리를 보이는데, 아직 작업실은 소식이 없다. 아마도, 그늘에 심어두어서 그런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땅의 힘을 빌어서 더 힘있는 아스파라거스 순들이 나오리라 기대해본다. 작업실의 조각텃밭중 제일 큰 텃밭을 세덩어리로 나누고 어떤것을 어디에 심을지 계획했다. 감자와 토마토, 부추, 대파같은 채소들이 있을곳과 상추와 완두, 잎채소가 있을곳, 그리고 나머지 한곳은 딜이나 펜넬같은 채소를 심으려고 계획중이다. 하지만... 이러다가 언제 또 계획이 바뀔지는 모르는 일이긴 하다. 아무리 계획을 변경하더라도 4월까지는 계획이 완성될 것 같다.


고수, 루꼴라, 미니컵로메인, 오크린 상추를 뿌리고 혹시 이렇게 이르게 해도 되려나? 싶어서 20일무도 몇알 뿌려보았다.

동물들때문에 이제는 병아리망으로 펜스도 쳐야 하고, 또 작업실옆 칡밭을 개간하는 일도 남았지만 올해농사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다.

집에서 키우는 모종들도 얼른 얼른 본잎이 나오면 좋겠다. 그래야 밭으로 옮겨서 땅힘을 제대로 느끼게 해줄수있으니.


모두가 집에 머물러야 하는 지금, 봄놀이를 갈 수는 없지만, 집과 텃밭, 작업실에서 농사준비를 할 수 있다는게 기쁘다.

흙을 만지고, 생명이 움트는것을 경험하고, 새소리를 듣고, 여름의 채소들과 요리를 계획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내일은 또 새로운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흙이 낀 손톱과 거칠어진 손이 예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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