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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Apr 20. 2020

씨앗은 포기하지 않는다

올해는 꽤 이른시기부터 모종판에 씨를 넣고 매일 물주고 돌보아오고 있는데, 그때 넣은 씨보다 얼마 전 넣은 씨들이 더 빨리 크는것 같다. 특히 상추같은 경우는 작업실 마당에 옮겨심은 애들보다 지금 모종 낸 애들이 더 잘크고 있으니. 모종 트레이 선택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냥 시기가 너무 일렀던것 같다. 아예 가을에 심어 돌보거나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심었어야 하는가보다. 열매언니의 포스팅을 보면, 늦가을에 파종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계속 하게 되기도 한다.


시금치도 옥수수도 촉이 나왔다. 루바브는 무럭무럭 크고 있다. 을밀 텃밭에 옮겨 심은 루바브는 두포기중에 한포기만 살아남았다. 파도 꽃이 피고 있다. 아마 뿌려둔 씨앗이 새로 올라오고 있겠지. 

토마토는 진안 노랑토마토가 먼저, 크림토마토는 이제 머리를 내밀고있는데 날이 좀 쌀쌀해져인지 성장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정말 고맙고 감동적인것은 가지와 고추씨도 촉이 나오고 있는 중인데, 2달전쯤 넣은 씨가 이제야 떡잎을 내밀고 있다는거다. 작은 씨에서 커다란 잎이 꽃이 피고 커다란 열매를 맺는것도 너무나 신기하지만 몇년 묵어있던, 나올지 말지 모르겠다 생각했던 씨앗에서 촉이 나오는걸 보면서 그 무엇도 포기하면 안된다는걸 배운다.

씨앗도 이런데, 사람은 더더욱 그렇겠지? 예전에 강의하며 만났던 아이들중 몇몇의 얼굴이 떠오른다.


마당의 매발톱에도 꽃이 피고 있고, 자작나무에도 꽃이 피고 잎도 점점 풍성해지고 있다. 파머리의 꽃을 싸고있던 얇은 포가 터지고 꽃이 만개하려고 하고 있다. 분을 떠온 허브들도 땅에 적응했다. 뿌리부분이 흙밖으로 나온 애들이 있어서 흙을 한삽 더 덮어주었다.


아침저녁으로 모종판을 바깥에 내놓고, 저녁에 들이는것이 귀찮으면서도 즐겁다.

하루만 게을리해도 다 냉해를 입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이 얼마나 성실해야 하는가를 식물을 돌보며 배운다.

먹기위해 키우지만, 키우는 과정 자체로도 너무나 행복해진다. 사람에게 자연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꾸준히 성실해야 하는지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이 고맙다. 




진안노랑토마토
토종박하와 돗나물


매발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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