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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Jun 14. 2017

맛집유감

진짜 맛집은 천천히 만들어져야.


동네 멀지 않은곳에 좋아하던 국수집이 있었다.

면도 좋고, 사람도 그닥 많지 않아서 약간 기분전환+몸보신 느낌으로 먹던집이었는데... 

이집이 어딘가에 소문이 났나보다.


며칠전 어느날 점심즈음(시간도 잘 못맞춰 갔음) 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서 손님들 사이에 끼어앉게 되었다. 양쪽에 앉은 각각의 커플들이 각기 다른 메뉴들을 시키고 세개씩 시켰다. 내가 보통 남성 이상의 양으로 먹는데, 사실 그집 국수는 한그릇 먹기에 벅찰정도의 양이다. 

그 집에서 세개를 시켰다는것 자체가 초심자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 이후에 생겼는데, 양쪽에서 국수를 평가하며 먹기 시작했다. 

어우 이 국물은 마치 **** 한 맛인걸! 어우, 이 면은 어느 국수집의 뭐랑 비슷한걸~. 

국물엔 어떤 육수를 냈고 뭐 이런것들을 스테레오로 들으니 정말 머리가 아팠다. 


그분들의 평가를 들으며 안타까웠던건, 그날 국수는 잘못삶아져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고 주문이 정신이 없어서 더 그랬을거다. 요즘 손님들은 맛과 서비스와 시간 모든것을 원하기 때문일건데, 거기 남자 사장님이 일을 드럽게 못하시기때문에 거의 여자사장님과 종업원 두분이 큰 홀을 마크해야한다.


같이 밥먹으러간 사람은 이틀동안 체했다. 

나도 그날 이후 그집을 당분간 좀 멀리해야겠단 생각을 하게되었다.
맛있는 집이 널리널리 알려져서 맛이 변하는건 조금 많이 슬픈일이다.

맛집 종업원들이 일을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하고, 맛이 자리잡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른 평가는 모두에게 독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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