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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Aug 04. 2017

과포장시대

vegit eco life

지난주, 마을 재활용 당번이라서 토요일 아침이지만 새벽같이 광장으로 나갔다. 

우리마을은 일주일에 한번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고, 각 동마다 한주씩 재활용쓰레기 도우미를 진행하고 있다. 일년에 두번정도 재활용담당을 하게 되는데, 토요일 이른 아침시간에 일어나서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쉽지는 않아서, 나는 작업실에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가서 분리수거해서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토요일 아침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사람들이 버리는지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었다.

이번에 재활용 당번을 해보니 집집마다 쓰레기를 버리는 양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커다란 비닐봉지안에 꽉꽉 눌러담아져있는 비닐 쓰레기들, 스티로폼, 패트병, 소주, 택배나 과일이 담겨있던 종이박스들...

쓰레기라는건 일단 깨끗하게 정리되어있지 않음을 전제로 한다. 내 집에 있는것들은 정돈해도 버릴 물건은 그냥 쑤셔담아두기 일수다. 캔이나 병과 같이, 음식물이 담겨있던 것들은 한번 헹구어서 내놓는게 당연한줄 알았는데,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 중에 그냥 버리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았다.


작은 마을에서 버리는 양이 이정도라면, 대단지 아파트, 도시에서 버리는 양이 얼마나 될까 짐작이 가지않는 엄청난 양이겠지. 왜이렇게 쓰레기가 늘었을까?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일단, 플라스틱 포장물이 많지 않았던것 같다. 델몬트 오렌지 주스병같은것들 생각해보면 주스를 아껴마시고, 병은 보리차를 담아서 쓰곤했던 기억이 있다.

어릴때는 집앞 마트에서 두부 한모, 야채조금 이런걸 매일 사왔던것 같은데 이제는 박스로 사다가 사나흘, 길게는 일주일, 열흘씩 사다놓고 먹게 되는것 같다. 냉장고는 점점 커지고, 포장들도 점점 안전하게 예쁘게 하다보니, 버릴 쓰레기가 너무나 많아진다. 솔직히말하면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것들도 더 나은것이 생기거나, 덜 예뻐서 버려진다. 


예쁜 쓰레기가 생기는 사회. 누군가 경제활동을 해야 시장이 굴러가는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오랜 물건을 아껴쓰고, 또 대를 물려 쓰는것도 멋진일일것이다. 지구가 트렌트의 변화때문에 쓰레기몸살을 앓는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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