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egit Feb 19. 2018

구구 안녕.

내가 널 지킨게 아니라, 니가 날 지킨거였어.

매일 나를 집에 묶어두던

하루종일 바닥에 떨어진 오줌 방울이나 응가덩어리를 찾게하던 구구가

하늘나라로 갔다.


평온하게 이별했으면 좋았을텐데

마지막의 구구는 고통스러웠다.

고통스럽게 구토를 하고, 혀가 파래지면서도 

살려는 의지인지 3층 구구방으로 점프를 하고

팔에 힘이없어 아래로 떨어지길 두어번.

못올라가게 박스로 막고, 토하면 치워주고하면서

함께 밤을 지샜다.


무엇이 맞는지 알수가 없었다.

이아이가 살고싶은데 내가 나쁜결정을 하는거면 어쩌지?

이아이가 죽고싶은데 내가 나쁜결정을 하는거면 어쩌지?

살리지도 죽이지도 못하던 상황이 계속되었다.


만지면 고로롱 고로롱 소리를 내고

한시간에 한번은 고통섞인 구토.


결국 구구를 보내주기로 하고 병원으로 갔다.


미안한 일만 가득.

고마운 일만 가득.

인간은 정말 아무것도 할수없는 존재다.


구구가 나로인해 행복했을까?

구구가 나를만나 즐거웠을까?

나는 구구에게 받은것이 너무 많다.

구구도 나처럼 생각할까?



나의 소중한 고양이, 구구.

잘가.

코코누나랑 콩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렴.


사랑해.








작가의 이전글 세상을 바꾸는 일엔 시간이 필요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