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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git Feb 21. 2018

집 정리.

그리워 구구

구구가 하늘나라에 간날, 울면서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데 구구방 철장에서 덜컹- 하고 구구가 철장3층으로 뛰어올라가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그 소리는 구구가 잠자러 올라가면서 내는 소리인데, 그 이후로도 분명히 구구 소리를 몇번 들은것 같은데 놀래서 가보면 구구는 없다. 


구구를 화장해서 데리고 온 후, 구구의 철장방에 장난감과 그동안 못먹었던 간식들과 함께 놔두었는데, 오늘 부엌쪽으로 다시 자리를 옮겨주었다. 낮에 길냥이 친구들, 참새들도 보고 바람부는것도 좀 구경했으면 싶었다. 원래는 좋은 곳에 뿌려줘야한다는데.. 아직은 그렇게 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구구가 있을때보다 집은 더 지저분하다. 치울 필요도 없고, 치우고 싶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집을 더 잘 정리하고 구구와 콩이, 코코 사진과 아이들이 좋아하던것들을 잘 정리해주면 애들도 좋아할거란 생각이 들어서 천천히 집 정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쁜 목줄을 간식보다 더 좋아하던 코코, 사고치는 구구를 보고 새침하게 사고도 안치고 애교만 부렸던 콩이, 먹성이 좋아서 강아지처럼 간식만 보면 자리에 앉아서 경례를 하던 구구.

운이 정말 좋았다 나는.


이런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만나서 행복했고, 풍성했다.


매일 오던 길냥이중에 한마리인 땅콩이가 눈을 다쳐서 왔다. 염증이 심한데 잡을수가 없어서 엘라이신을 듬뿍뿌려서 사료를 주고, 그걸로 모자랄것 같아서 고열량캔사료를 먹였다. 밥을먹다가 집안에 있던 구구를 찾는듯이 문앞에서 몇번 두리번 거리는 땅콩이를 보니 구구가 더 그리워졌다. 



마당 탐험을 좋아하던 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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